▲ KIA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는 이제 사실상 리빌딩 체제로 들어간다.

KIA는 27일 현재 50승2무67패로 5위 NC에 9경기 차로 뒤진 7위다. 산술적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판을 뒤집기 힘들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KIA는 일찌감치 5강 싸움이 물 건너가게 되면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는 뜻이었다.

중요한 건 시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리빌딩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팀은 많았다. 하지만 새 옷을 멋들어지게 찾아 입은 팀은 많지 않았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KIA도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리빌딩의 방향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단순히 올 시즌의 실패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오랜 기간 암흑기를 거친 타 팀들의 사례를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IA의 새로운 시도는 빠르고 탄탄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장타로 경기 흐름을 잡을 수 있는 선수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비와 주루에 먼저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KIA는 앞으로 몇 년간 거포형 타자의 영입이 쉽지 않다.

일단 팀에서 최다 홈런을 칠 수 있는 최형우의 장타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0.549의 장타율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엔 0.483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25개를 쳤던 홈런도 15개로 줄어들었다. 앞으로 장타력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올라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타자에 대한 기대치도 장타력 부문에선 크지 않다.

현재로서는 기존 외국인 타자인 터커의 재계약 가능성이 크다. 터커는 타율 0.321로 순조롭게 KBO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터커는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장타율이 0.495로 높은 편이 아니다.

KIA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검증된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상 장타력을 보여 준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 KIA는 빠르고 정교한 야구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박흥식 KIA 감독 대행은 그 길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행은 "새 얼굴들을 기용한다면 빠르게 순발력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꾸려 갈 것이다. 그것이 KIA가 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내년 지휘봉을 누가 쥐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 변수다. 어설프게 장타력을 앞세운 팀으로 새로운 구상을 한다면 큰 실패를 맛볼 수도 있다.

가뜩이나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거포형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KIA가 빠르고 작전 수행능력이 빼어난 선수들로 라인업을 채워야 하는 이유다. 거포 요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설프게 힘 있는 선수들을 모은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수 있다.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KIA가 리빌딩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더 이상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KIA 역시 암흑기로 접어들 수 있다.

팀 내 유망주 발굴과 FA, 트레이드 모두 한 방향성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그 흐름이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큰 재앙이 찾아올 수 있다.

KIA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어려움에 처할수록 큰 그림을 그리고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휘부의 필요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KIA의 겨울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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