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이었던 평균자책점을 앞세우던 류현진은 사이영상 레이스를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 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이콥 디그롬의 사이영상 방어에 빅뉴스가 찾아왔다”

류현진(32·LA 다저스)은 24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부진했다. 4⅓이닝 동안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7실점하고 무너졌다. 0-2로 뒤진 5회 그레고리우스에게 맞은 만루홈런이 결정적이었다. 류현진답지 않은 경기 내용이었고, 장타력을 가진 양키스 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치솟았다. 종전 1.64에서 2.00까지 치솟으며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라는 타이틀도 반납했다. 아직 여유 있는 차이로 리그 1위이기는 하지만, 예전만한 압도적인 거리감은 아니다. 

류현진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앞세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독주했다. 탈삼진이 적고,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간 탓에 이닝소화가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워낙 평균자책점이 강렬했다. 승수(12승)도 나쁜 수치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자들의 추격권에 들어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의 사이영상 2연패를 기대하는 뉴욕 언론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폭등을 주목했다. 양키스 담당기자들은 양키스 타선의 강력함을 자랑하는 사이, 메츠 담당기자들은 디그롬의 사이영상 2연패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 분위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메츠 담당기자인 앤서니 디코모는 자신의 트위터에 “디그롬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방어전에 빅뉴스가 찾아왔다. 류현진이 양키스와 경기에서 7실점을 했다”면서 2위권과 격차가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따라가기 어려운 차이로 보였다면, 이제는 다른 부분에서 만회할 만한 차이가 됐다는 것이다.

최근 투표권자들이 눈여겨보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디그롬이 후반기 눈부신 역투를 이어 간 반면, 류현진의 페이스는 주춤하다.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맥스 슈어저(워싱턴)와 디그롬의 WAR은 각각 5.6으로 내셔널리그 1·2위다. 류현진은 3.8로 차이가 난다.

류현진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 집계에서도 평가가 뒤집었다. 당초 류현진이 슈어저와 박빙의 차이로 1위를 다투고 있었으나 지금은 디그롬에게도 추월을 당했다. 디그롬이 5.5로 1위, 슈어저가 5.4로 2위다. 류현진(4.6)은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5.1), 패트릭 코빈(워싱턴·4.8), 존 그레이(콜로라도·4.7)에도 뒤진 내셔널리그 6위다.

클래식 스탯과 세이버 스탯을 고루 보는 게 최근 추세지만 WAR은 상대적인 직관성 덕에 널리 쓰이는 지표가 됐다. 류현진은 WAR에서의 열세를 역사적인 평균자책점으로 만회하고 있었으나 이 이점이 사라졌다. 사실상 사이영상 경쟁이 원점으로 돌아온 가운데, 여전히 레이스의 키는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에 달려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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