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US오픈 단식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정현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제네시스 후원, 한국체대, 세계 랭킹 170위)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US오픈 3회전에 진출했다. 1, 2세트를 내준 정현은 2회전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뒤늦게 제 기량을 발휘하며 US오픈 개인 최고 성적을 거뒀다.

정현은 3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테니스센터 10번 코트에서 열린 2019년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 세계 랭킹 34위)에게 세트스코어 3-2(1-6 2-6 7-5 6-3 7-6<3>)로 역전승했다.

정현은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다. 한국 테니스 역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이후 잦은 부상으로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및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는 고질적인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던 그는 중국 이달 초 청두 챌린저 오픈에 복귀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준비에 들어간 그는 예선에서 3연승을 거두며 3년 연속 US오픈 본선에 진출했다.

정현의 US오픈 최고 성적은 2017년과 지난해 거둔 2회전 진출이다. 베르다스코와 펼친 2회전 1, 2세트에서 정현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그러나 3세트부터 포핸드와 서브, 그리고 리턴이 살아난 그는 반등에 성공했다.

▲ US오픈 3회전에서 진출하며 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낸 정현 ⓒ Gettyimages

3회전에 진출한 그는 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호주 오픈 4강에 이어 US오픈 3회전 진출에 성공한 그는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한번 새롭게 썼다.

올해 35살인 베르다스코는 왼손 선수다. 2009년 호주 오픈 4강에 진출했던 그는 그해 4월 세계 랭킹 7위까지 올랐다. 한때 톱 랭커로 올라갈 기회를 잡았던 그는 전성기는 지났지만 꾸준하게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2세트까지 일방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이후 정현의 기세에 흔들리며 조기탈락했다.

정현은 28일 열린 1회전에서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미국, 세계 랭킹 206위)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3-6 6-4 6-7<5> 6-4 6-2)로 이겼다.

힘겹게 2회전에 진출한 정현은 1, 2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3세트부터 경기 분위기를 뒤집은 그는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정현의 3회전 상대는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2위)이다. 나달은 2회전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던 타나시 코키나키스(호주, 세계 랭킹 203위) 기권승해 3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나달과 두 번 대결했지만 모두 패했다.

1세트에서 베르다스코는 다양한 서브로 정현을 공략했다. 리턴이 흔들린 정현은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또한 장점인 백핸드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서브도 힘을 쓰지 못했다.

3연속 브레이크를 허용한 정현은 1-6으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 분위기 반전에 나선 정현은 처음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1-1로 맞섰다. 그러나 이어진 세 번째 게임에서 정현은 서비스 게임을 살리지 못했고 베르다스코는 다시 한번 브레이크했다.

정현은 2-3까지 추격했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이후 베르다스코는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세트를 6-2로 잡았다.

2세트까지 정현은 더블폴트를 4개나 범했다. 벼랑 끝에 몰린 정현은 3세트부터 뒤늦게 경기력이 올라왔다. 반면 베르다스코는 포핸드의 위력이 떨어졌고 범실도 늘어났다.

정현은 5-5까지 베르다스코와 접전을 펼쳤다. 이 상황에서 뒷심을 발휘한 정현은 6-5로 한 걸음 달아났다. 이어진 12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한 그는 3세트를 따냈다.

▲ 페르난도 베르다스코 ⓒ Gettyimages

정현의 상승세는 4세트로 이어졌다. 4-3으로 앞서간 정현은 상대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5-3으로 점수 차를 벌린 그는 이어진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이어갔다.

정현은 5세트 1-2로 뒤진 상황에서 뼈아픈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베르다스코는 이어진 서비스 게임을 지켰고 점수 차는 1-4로 벌어졌다. 

정현은 5세트 1-2로 뒤진 상황에서 뼈아픈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베르다스코는 이어진 서비스 게임을 지켰고 점수 차는 1-4로 벌어졌다. 2-4로 추격에 나선 정현은 조금씩 점수 차를 좁혔다. 3-5에서는 위기에서 탈출하는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진 서비스 게임마저 이긴 그는 5-5 동점을 만들며 포효했다.

베르다스코는 강한 서브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절묘한 서브를 앞세운 그는 6-5로 리드했다. 정현은 매치 포인트에 몰렸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끈질긴 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차근 차근 포인트를 쌓은 그는 6-6 타이브레이크를 만들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은 5-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결국 5세트를 잡은 정현은 3시간 21분에 걸쳐 진행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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