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듀스X101'에 출연한 모델 권태은.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싸이렌 걔'에서 눈웃음 때문에 붙여진 '동공실종남', 원픽 탄생이 폭주했던 '박수' 무대가 가져다 준 '싸갈량(싸이렌+제갈량)'까지, '프로듀스X101'을 보던 시청자들이 권태은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싸이렌'이 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놀랐던 시청자들은 "권태은은 대체 어디 있다 나왔을까"하며 그에게 제대로 스며들었다. 권태은의 목표인 '권태은병 세계전파'가 시작된 순간이다.

엠넷 '프로듀스X101'로 이름을 알렸지만, 권태은은 모델계에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예 모델이다. '프로듀스X101'은 권태은에게도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길이었다. 2018년 2019 S/S 서울패션위크 장광효 디자이너의 카루소쇼로 모델로 데뷔한 지 단 6개월 만의 도전이었다.

권태은은 "처음부터 모델을 꿈꾼 건 아니었다. 어릴 때에는 TV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 점점 키가 커졌고, 활동하기 유리한 쪽이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옷 입는 것도 좋아했고, 기회도 잘 맞아서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평소에 노래부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걸 회사도 잘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 먼저 '프로듀스X101'에 생각있으면 한 번 지원해보라고 제안해주셨고, 이것도 내 인생의 하나의 도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가게 됐다"고 모델임에도 아이돌 멤버를 뽑는 '프로듀스X101'에 과감하게 뛰어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 '프로듀스X101'에 출연한 모델 권태은.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런웨이를 걷던 권태은에게 '프로듀스X101'은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다. 춤, 노래 등을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다른 연습생들과 달리 권태은은 레슨마저도 버거운 숙제였다. "처음에는 겁이 났다"는 권태은은 "다른 많은 연습생 친구들은 실력이 뛰어나지 않나. 저는 춤도 제대로 춰본 적이 없고 햇병아리 수준이라 겁이 났다"고 낯설었던 첫 시작을 회상했다.

자신감이 떨어진 권태은을 다시 일으켜 준 것은 '프로듀스X101'을 통해 경쟁한 많은 연습생들이었다. 권태은은 "다같이 생활하면서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다. 못추지만 점차 발전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다. 다른 친구들과 다같이 무대를 만들고 꾸미고 완성시키는 게 정말 뿌듯했다"며 "또 부족한 저를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한 프로그램이었다. 두 번은 못해볼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특유의 눈웃음을 지었다.

되돌아보면 권태은은 '떡잎부터 다른' 연습생이었다. 권태은이 소속사 평가곡으로 선택한 것은 '케이팝의 디바' 선미의 '싸이렌'이었다. 출연을 결정하기 위한 제작진 미팅에서 이 곡을 선보였다는 권태은은 큰 이유 없이 '싸이렌'을 소속사 평가곡으로 결정했다는 뒷이야기를 귀띔했다.

▲ '프로듀스X101'에 출연한 모델 권태은.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권태은은 "미팅할 때 제작진 분들한테 잠시 보여드렸다. 제가 남자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고, 제작진 분들도 절 떠올릴 수 있는 곡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출연 확정이 난 뒤에는 녹화까지 시간이 너무 없었다. 처음부터 다른 춤을 연습해서 잘 보여드리는 게 힘들 것 같아 기존에 제작진 분들께 보여드렸던 '싸이렌'을 좀 더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싸이렌'으로 주목받은 권태은을 '프로듀스X101' 화제의 중심에 올려둔 것은 그룹 배틀 평가곡이었던 '박수'였다. 직접 연습생들을 하나하나 꾸리게 된 권태은은 함원진부터 김진곤, 이협, 남도현, 김동윤을 뽑아 노래, 퍼포먼스, 끼까지 무엇 하나 뒤떨어지지 않는 완벽한 무대를 완성해냈다. 가히 제갈량도 무릎을 탁 치고 갈 멤버 기용이었다.

균형있던 '박수' 연습생 선발로 '싸갈량(싸이렌+제갈량)'이라는 애칭을 얻게 된 권태은은 "제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사실 '싸이렌'의 안 좋은 반응으로 침울했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싸갈량이라는 재밌는 별명도 지어주셨다. 입에 붙더라"며 "정말 감사드렸다. 그때부터 '으샤으샤 잘 하자' 다시 다짐하게 된 계기였다. 권태은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프로듀스X101'의 인생무대"라고 뿌듯해했다.

▲ '프로듀스X101'에 출연한 모델 권태은.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박수'로 정점을 찍은 권태은은 아쉽게 콘셉트 평가까지는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안타깝게 탈락했지만, 권태은의 '꽃길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프로듀스X101' 종영 후 첫 생일에는 팬들의 애정 어린 편지가 쇄도했고, 9월에는 생애 첫 단독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10월에는 다시 본업인 모델로 돌아가 패션위크 참여를 준비 중이다. 

분명히 권태은은 '프로듀스X101'이 발견한 원석이다. 모델로 출발했지만, 목표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권태은은 "한계를 두지 않고 싶다. 모델일도 방송일도 다 하고 싶다. 팬분들께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활동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약속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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