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부진에 빠지며 사이영상 레이스에서의 우위를 상실한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독보적인 선두를 달렸던 류현진(32·LA 다저스)의 부진 탓이다. 영향력이 큰 칼럼니스트들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가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본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⅔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7실점했다. 직전 등판인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4⅓이닝 7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최악의 부진이다. 8월 첫 경기인 12일 애리조나전이 끝났을 당시만 해도 1.45였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2.35까지 치솟았다.

류현진은 압도적인 평균자책점을 앞세워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했다. 다른 경쟁자들이 이닝이나 다승, 혹은 탈삼진에서 앞서 있었지만 류현진과 평균자책점 차이가 너무 컸다. 1점대 평균자책점만 유지해도 사이영상은 유력한 듯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무기가 이제는 사라졌다. 오히려 최근 페이스라면 평균자책점을 1위를 지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류현진의 부진 덕에 다른 경쟁자들은 기회를 얻었다. 대표적인 메이저리그 소식통인 존 헤이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가 이제 활짝 열렸다”고 단언했다. 헤이먼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워싱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등에도 기회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통계전문가인 마이크 페트리엘로 또한 SNS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가 재밌어지고 있다. 다저스 팬들은 류현진이 슬램덩크를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슈어저, 디그롬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고, 아마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과 워커 뷸러(LA 다저스)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MLB.com 소속으로 실제 투표권이 있는 앤서니 디코모 또한 “류현진이 오늘 밤 7점을 더 내줬다. 두 번의 선발 등판만에 평균자책점은 1.64에서 2.35로 올랐다”면서 “제이콥 디그롬의 평균자책점은 2.66이고, 내셔널리그 탈삼진 부문 1위다. 슈어저와 소로카도 후보”라고 짚었다.

투표권자들이 최근 주목하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류현진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내셔널리그 1위는 여전히 슈어저로 5.8이다. 디그롬이 5.6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뷸러(4.6), 스트라스버그(4.5), 패트릭 코빈(워싱턴·4.3)이 류현진(4.0)보다 앞서 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서는 류현진이 9위에 불과하다. 슈어저(5.5), 디그롬(5.4), 소로카(5.3), 코빈(5.1)이 치열하게 1위를 다투고 있다. 한때 슈어저와 1위를 다투던 류현진의 WAR은 4.2까지 추락했다. 평균자책점에서 압도적인 가산점이 사라진 지금, 류현진의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는 확실히 빨간불이 들어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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