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일러 스캑스의 사망 원인은 부검 결과 약물과 알코올의 혼합 탓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원정 경기 도중 호텔방에서 사망한 전 LA 에인절스 투수 타일러 스캑스의 부검 결과가 발표됐다. 그의 사인은 드러났지만, 과정은 미스터리가 많다. 추측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미 텍사스주 테런트 카운티 검사소는 “스캑스가 사망 당시 진통제 종류인 펜타닐과 옥시코돈 등을 알코올과 함께 복용했다. 잠이 든 뒤 자신의 토사물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3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스캑스는 7월 1일 텍사스 원정 도중 호텔에서 사망했다.

스캑스의 동료들은 집결 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스캑스를 의아하게 여겨 신고했고, 스캑스는 오후 2시 18분경 방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외상은 없었고, 타살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약물을 알코올과 함께 복용한 것이 사인으로 드러났다. 대개 약물과 알코올의 조합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미스터리가 모두 풀린 것은 아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에 에인절스 구단 직원이 연관되어 있을 수 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수사를 시작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구단 직원이 스캑스를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기보다는, 어떤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묵인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빌리 에플러 에인절스 단장은 이 질문에 “미안하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언급할 수 없다”고 피해갔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은 “금요일의 결과는 여전히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펜타닐은 심한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진통제다. 미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모르핀보다 50배에서 100배 정도 강한 약물이다. 스캑스는 2014년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는 등 오랜 기간 부상으로 고전했던 경력이 있다. 지난해에도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고전했다. 

그런 그가 진통제를 복용한 것이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펜타닐이다. 운동선수에게 시즌 중 펜타닐은 대중적인 진통제가 아니다. 브래드 아스머스 에인절스 감독 또한 “올 시즌 통증을 참으면서 투구를 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면서 “시즌 중 쓰는 표준 약물은 애드빌이다. 솔직히 펜타빌이 무엇인지 구글에 찾아봐야 했다”고 일반적인 상황이 아님을 시사했다.

게다가 올해는 특별히 아픈 징후가 없었다. 발목 부상으로 잠깐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을 뿐 다른 부상은 없었다. 스캑스는 사망 전까지 다른 부상 없이 15경기에서 79⅔이닝을 멀쩡히 던졌다. 에인절스 트레이닝 파트는 스캑스의 몸 상태와 약물 복용 실태를 세심하게 체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부검 결과 스캑스는 밀리미터당 3.8 나노그램의 펜타닐, 그리고 밀리미터당 38 나노그램의 옥시코돈이 검출됐다. 옥시코돈은 기본적으로 금지 약물이고, 펜타닐은 잘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치였다. 당시 알코올 농도 또한 0.122%로 법적 기준치인 0.08%를 한참 웃돌았다. 스캑스는 계속 강한 진통 성분을 원했을 것으로 보이며, 에인절스가 오남용을 묵인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수사력을 집중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스캑스가 왜 진통제를 남용하기 시작했는지, 에인절스가 이와 연관이 있었는지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LA 에인절스 직원들이 연루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타일러가 어떻게 이러한 마약을 공급받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누가 공급했는지 진실을 알아낼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면서 유명 스포츠 고객을 보유한 변호사 러스티 하딘을 선임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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