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일(왼쪽) 감독의 실리 축구는 상위권 팀도 긴장하게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포항, 이성필 기자] "목표요? 똑같습니다. 생존이에요."

시민구단 성남FC는 올해 K리그1으로 승격해 치열한 리그를 치르고 있다. 강등과 승격을 맛봤던 성남 입장에서는 한 시즌 만에 다시 K리그2(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실리 축구'는 성남이 가지고 나올 수밖에 없는 무기다. 공격이 좋은 팀을 만나면 어떻게든 걸어 잠가야 하고 수비가 좋은 팀을 만나면 똑같이 대응하면서 선제골을 넣고 버텨야 한다.

그래서 성남은 한 골 승부에서 꽤 강하다. 1-0 승리가 5경기나 된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울산 현대나 3위 FC서울이 희생양이었다. 2-1도 3경기다. 전체 9승 중 8승이 한 골 차 승리다.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2-0 승리가 유일한 '다득점' 승리다.

반대로 한 골을 극복하지 못하면 패하는 것도 비슷하다. 12패 중 1-2 패배가 3경기, 0-1 패배가 5경기다. 다실점 패배는 13라운드 울산에 1-4, 14라운드 1-3, 19라운드 전북 현대에 1-3 패배다.

7무승부 중 1-1이 4경기, 0-0이 3경기다. 다득점 무승부가 없다. 그래서 팀 득점도 23득점으로 전체 12개 구단 중 10위다. 11위 인천 유나이티드(22득점)에 한 골 차이다. 반대로 팀 실점은 30실점으로 9위다. 1위 제주 유나이티드(53점)와 비교해 23실점이나 적게 했다. 전북(26실점), 울산, 대구FC(이상 27실점) 다음으로 적다. 공격력은 약하고 수비력은 좋은, 역습이나 선제골을 넣고 걸어 잠가 이겨야 하는 성남의 분명한 현실이 확인된다.

지난달 3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8라운드 원정 경기는 성남의 현실을 보여줬다. 에델이 정강이 피로골절 부상으로 9월 중순까지 출전하지 못해 공격의 중요한 축을 잃은 상황에서 문상윤-김현성-공민현 등 국내 선수들로 포항에 대응했다.

 

▲ 지난달 31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0-1로 패하고 고개 숙인 성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전반 2분 만에 송민규에게 실점한 뒤 동점골에 집중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의 핵 임채민이 전반 41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흐름까지 꼬였다.

포항에 패해 성남은 승점 34점으로 9위로 미끄러졌다. 다만, 1일 6위 상주 상무(39점)가 5위 대구FC(41점)에 1-1로 비겨 도망가지 못했다. 스플릿 라운드 전까지 5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전력을 다한다면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진입도 가능하다.

하지만, 남 감독은 현실적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 국내 선수들로 버티고 있다. 남 감독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상대를 집요하게 괴롭히면서 승점을 얻어 버텨야 웃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는 "늘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수들의 성장이 우선이다. 우리는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올라온 팀이다. 생존이 최우선이다"며 상위 스플릿 진입보다는 잔류에 더 시선을 돌렸다.

그나마 잔류 가능성은 큰 편이다. 꼴찌 제주(19점)와는 15점 차이다. 5경기나 벌어져 있는 것이다.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1위 인천 유나이티드(20점)와도 마찬가지다. 10위 경남(22점)에도 12점이나 벌어져 있다.

여유를 부리며 상위 스플릿 진입 경쟁을 해도 되지만, 남 감독의 목표는 확실하다. 그는 "위(상위 스플릿)를 보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방향(잔류)으로 가야 한다. 공격진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서 속상하다. 그래도 벤치 자원들이 언제든 뛸 기회만 기다리고 있어서 그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잔류를 목표로 이들과 노력하겠다"며 현실을 직시했다.

스포티비뉴스=포항,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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