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주와 주세종(왼쪽부터)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FC서울은 9월 A매치 이후를 기다리고 있다. 여름을 지나며 고전했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7월 이후 치른 10경기에서 2승 3무 5패를 거뒀다. 3위에서 호시탐탐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추격을 노렸지만 이젠 3위를 지키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부진의 근본적인 이유는 그리 풍부하지 않은 스쿼드 때문이다. 우선은 부상자가 문제다. 공격진에선 발가락을 다쳤던 페시치가 복귀하자 박주영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페시치-박주영-박동진 조합으로 재미를 봤지만 공격 형태가 단순해졌다. 수비에서도 이웅희, 김원균, 김원식 등의 부상으로 변화가 불가피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줄곧 나서던 정현철을 스리백의 중앙으로 옮기는 임시방편을 써야 했다.

로테이션 멤버의 부족도 지적해야 한다. 중원과 측면 수비에선 고민이 있었다. 알리바예프와 고요한이 시즌 내내 중앙을 지키면서 체력 소모가 컸다. 여름 동안 빡빡한 일정과 무더위에 체력이 떨어졌다. 측면 수비 고광민과 윤종규의 백업도 마땅치 않았다. 고요한이 왼쪽과 오른쪽 측면 수비로 보직을 바꾸며 공백을 메워야 했다. 최용수 감독은 1일 전북 현대전을 앞두고 "압박이 이전보다 느슨해졌다"면서 체력 부담을 직접적으로 호소했다.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서울은 여름 이적 시장을 '새 얼굴' 없이 보냈다. 하지만 전력 보강이 없는 것은 아니다. 9월 중에 아산 무궁화에서 의무 경찰 복무를 마치고 이명주와 주세종이 복귀한다. 9월의 시작과 함께 정상 훈련에 복귀한 박주영과 함께 서울의 시즌 막판 운영에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의 말에서 그 기대감이 읽힌다. 전북전을 앞두고 "(주)세종이, (이)명주가 오면 볼 관리가 편해져서 더 운영이 편해질 것이다. 불필요하게 공을 빼앗겨서 제주전에서도 힘들었다. 고요한, 알리바예프는 방전된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알리바예프와 고요한은 이번 시즌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기술과 패스 능력도 빛났다. 하지만 체력 부담 속에 점점 적극적인 경기 운영은 힘들어지고 있다. 후방에서 볼을 뿌리는 주세종과 중원의 높은 곳에서 움직이며 공격진과 중원을 오가는 이명주의 가세가 힘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문제는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다. 합류 직후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최 감독은 주세종과 2016시즌 초반을 함께 보내 스타일을 파악하고 있다. 이명주와 새로 호흡을 맞추게 됐지만 상대로 만났을 때 "가시같은 존재"라고 표현하면서 "지능이 상당히 뛰어나고 좋다. 성격도 낙천적이다. 다치지도 않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세종과 이명주 두 선수 모두 전역을 앞두고 1일 열린 서울-전북전을 직접 지켜보면서 팀 적응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전북전은 최 감독의 고민과 기대감의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전북은 스리백을 세우면서 3명의 공격수와 2명의 측면 수비수를 높이 전진시켜 서울을 전방 압박했다. 서울은 개인 기량이 좋은 전북의 압박에 당황하면서 전반전 내내 고전했다. 개인 기량이 뛰어나고 경험까지 풍부해 여유롭게 경기를 이끌 베테랑의 존재가 필요했다. 이명주-주세종 조합이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이다.

동시에 선수 기용에도 한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 감독은 "즉시 전력감 백업이 있으면 유연하게 선수 구성을 할텐데"라며 선수단 구성이 풍부하진 않다고 에둘러 인정했다. 고요한은 측면 수비수로서도 능숙한 경기력을 뽐낸다. 상대 팀의 측면이 강하거나 전북전처럼 전방 압박을 펼칠 경우 고요한의 위치 변화로 전술적 대응을 할 수 있다. 그간 정원진이 고요한의 측면 이동에 대비해 출전했지만, 대표팀 경력까지 갖춘 이명주-주세종의 복귀로 서울은 조금 더 과감한 변화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최 감독은 "자전거는 오토바이를 넘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선수 구성에서 오는 한계를 전술로 뛰어넘는 데에도 한계는 있다는 뜻. A대표급 미드필더 이명주-주세종의 복귀가 반가울 이유다. 여기에 박주영까지 합류하면 여름 부진을 딛고 후반기 3위를 지키는 데 힘이 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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