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콜로라도전에서 부진 탈출을 노리는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사이영상 페이스로 가고 있었는데…”

류현진(32·LA 다저스)은 지난 8월 30일 애리조나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악몽의 하루를 보냈다. 3회까지는 거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지만, 4회와 5회 소나기 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했다.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4⅓이닝 7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7실점이었다. 8월 시작까지만 해도 1.45였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2.35까지 치솟았다.

국내 팬들은 물론 현지에서도 한탄이 흘러나왔다. 다저스 주관방송사인 ‘스포츠넷LA’의 오렐 허샤이저는 이날 경기를 중계하면서 몇 차례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허샤이저는 “류현진이 분명 사이영상 페이스로 가고 있었다”면서도 “전략, 제구, 그리고 운까지 모두 나쁜 날이었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허샤이저는 반등의 실마리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직 9월 일정이 남아있고, 류현진은 선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허샤이저는 “사이영 페이스로 가고 있던 류현진이 3경기 연속 부진했다. 이것은 그에게 심각한 상처를 줬다”면서도 “사이영상을 위해 9월에는 반등할 필요가 있다. 사이영상은 물론, 포스트시즌을 생각해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다저스는 휴스턴과 더불어 가장 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의 힘이 빠지면 그것도 비교 우위가 상당 부분 사라진다. 팀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는 유독 가을에 다소 약한 면모였다. 류현진이 올해 1선발로 팀 로테이션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 투구 내용이라면 힘들다. 허샤이저는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류현진의 반등을 뽑은 것이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류현진도 차분하게 5일 콜로라도전 홈경기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평소에는 하지 않았던 등판 사이 불펜피칭까지 했다. 릭 허니컷 코치와 딜리버리, 즉 공을 끌고 나오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독기를 품고 이번 경기에 대비했다. 대개 류현진은 이런 상황에서 빨리 탈출하곤 했다. 기대를 걸기 충분하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여전히 “류현진에 체력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이 사이영상, 평균자책점 타이틀, 그리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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