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형 ⓒ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누구도 월드컵 무대에서 1승을 거둘 거라고 확신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 모두 우리에겐 어려운 상대였기 때문이다. 

모두 강하지만 그나마 FIBA 랭킹이 가장 낮고, 조직력이 떨어지는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해볼 수 있다는 의지가 생겼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조별 예선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였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4일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나이지리아와 B조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66-108로 졌다. 

한국은 대회를 치르면서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31일 아르헨티나전에서 69-95, 26점 차로 대패한 뒤 2일 러시아전에서 73-87로 희망을 봤다. 타이트한 수비와 빠른 템포의 농구가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후 4일 치러진 나이지리아전은 악몽 그 자체였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나이지리아 특유의 뛰어난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 밀리고 말았고, 전체적인 에너지 레벨도 떨어졌다. 

한국의 가장 믿음직한 옵션 몇 가지가 있다. 그중 김선형의 돌파와 이승현의 묵직한 수비를 뽑을 수 있다. 김선형은 뛰어난 스피드로 공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모두 페인트존을 공략할 수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전과 러시아전에서 몇 차례 돌파를 성공하며 월드컵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높이는 높았다. 수비수를 제치고 몸을 비틀면서 슛을 던져도 블록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김선형은 여기에 막혔다. 이날 김선형은 4번의 레이업을 시도해 단 1개만 성공했다. 1개 역시 속공 상황에서 나온 것이고, 수비수가 있는 상황에서는 두 번이나 블록을 당했다.

이승현은 믿고 쓰는 팀 내 최고의 수비수다. 197㎝로 키가 작지만 묵직한 힘과 단단한 수비력을 갖춘 선수다. 라건아와 함께 대회 내내 골 밑의 핵심 임무를 맡았다. 루이스 스콜라 등 내로라하는 빅맨을 상대로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버티는 힘이 워낙 좋아 자리싸움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승현 역시 나이지리아전은 달랐다. 상대의 탄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나이지리아 빅맨은 힘이 좋을 뿐만 아니라 탄력까지 훌륭하다. 신장이 작은 이승현이 세로 수비에 애를 먹은 이유다. 아무리 버텨도 자신의 위로 오는 훅슛을 막아내진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에 모두 지면서 3패로 조별 예선을 마무리했다. 6일과 8일에 각각 17~32위 순위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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