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엇갈린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메릴 켈리(왼쪽)와 헥터 노에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헥터 노에시(32·마이애미)와 메릴 켈리(31·애리조나)는 KBO리그에서 뛰던 당시 최고 수준의 투구를 했다. 두 선수가 KBO리그 외국인 투수라는 평가는 자주 있었다.

활동한 시기도 비슷했다. 헥터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KIA에서 뛰며 46승2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헥터에 1년 앞서 KBO리그에 입성한 켈리는 4년간 119경기에서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했다. 헥터는 2017년, 켈리는 2018년 각각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두 선수는 올해 나란히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활약상은 엇갈린다. 켈리가 몇몇 암초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시즌 10승 고지에 오른 반면, 헥터는 마이너리그에 머문 시간도 길었고 MLB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올해 애리조나와 2년 보장 계약을 맺고 금의환향한 켈리는 4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10승째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4.91에서 4.69로 조금 낮췄다. 중고 신인에 가깝기는 하지만 어쨌든 MLB 데뷔 시즌에 10승이다. 

5선발로 시작한 켈리다. 평균자책점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10승까지 거두며 투자는 실패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8월 부진(평균자책점 6.84)으로 로테이션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4일 호투와 시즌 10승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헥터는 어렵게 잡은 선발 기회도 놓쳤다. 세금 문제로 KBO리그를 떠난 헥터는 마이애미와 스플릿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받은 켈리와는 출발점이 달랐다. 헥터는 8월에야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선발로 4경기를 뛰었다. 그나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번도 없었고, 모든 경기에서 5실점 이상한 뒤 자리를 뺏겼다. 

그후 불펜에서 뛰고 있으나 확실한 믿음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6경기(선발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0.29다. 마이애미가 올 시즌 이후 헥터와 다시 계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헥터는 다시 스플릿 계약을 찾아 떠돌이가 되어야 할 판이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뛰었던 선수이자, 올해 MLB 무대를 밟은 나머지 두 투수도 순탄하지 못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NC에서 뛴 왕웨이중(27)은 오클랜드와 스플릿 계약을 한 뒤 5월 MLB 무대에 복귀했다. 20경기에서 27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3.33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팀 로스터 정비 과정에서 방출된 뒤 최근 피츠버그와 다시 계약했다.

한화에서 뛴 데이비드 헤일(32)도 올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스플릿 계약을 해 MLB 경기에 나섰다. 19경기에서 3승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89의 좋은 성적을 냈지만 7월 말 척추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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