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13승 달성에 실패한 류현진은 간신히 평균자책점 1위를 지켰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3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킨 것은 류현진이 아닌, 어쩌면 동료들의 공이었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최근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4회 2점, 5회 1점을 허용하며 시즌 13승 도전서 좌절했다.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의 성적을 남긴 채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35에서 2.45로 조금 더 올랐다. 8월 시작까지만 해도 1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보유했던 류현진이었다. 어쩌면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2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2.53)에 앞선 리그 평균자책점 1위는 지켰다.

동료들이 류현진을 구했다. 3회 시거의 좋은 수비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5-0으로 앞선 4회 2실점했다. 선두 아레나도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맥마혼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이 올랐다.

타피아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햄슨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며 이닝을 마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부테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위기는 또 있었다. 대타 푸엔테스의 타구가 좌중간을 향해 뻗었기 때문이다. 안타가 됐다면 최소 1실점이었다. 

하지만 좌익수 크리스 테일러가 마지막 순간 몸을 날려 이 타구를 걷어냈다. 류현진의 실점을 최소 1점 막아준 셈이다. 2사 후라 주자가 모두 스타트를 끊은 상황, 그 다음 타자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생각하면 2점을 내줄 수도 있었다.

5회에는 류현진을 구원한 아담 콜라렉이 추가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5회에도 흔들리며 1실점했고, 1사 주자 1,2루에서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수가 93개였지만, 아웃카운트 두 개만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의 판단은 냉정했다. 곧바로 공을 넘겨받았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콜라렉이 안타를 허용했다면 류현진의 자책점이 더 올라갈 수 있었다. 남은 2명의 주자가 류현진의 책임 주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라렉이 범타를 유도하며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처리한 덕에 류현진의 자책점은 더 올라가지 않았다. 

만약 최악의 상황이 겹쳐 2~3점을 더 실점했다면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위로 떨어질 위기였다. 하지만 이날은 동료들이 공수에서 모두 좋았다. 단지 류현진의 4·5회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을 뿐이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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