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리그를 주름잡는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김병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 불펜이라… 선발과 불펜은 비교하기가 힘들죠”

현역 은퇴 후 개인 사업과 해설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병현(40)은 5일 류현진의 콜로라도전 등판 해설에 나섰다. 애정 어린 조언을 많이 한 김병현은 자신의 2002년 성적을 거론하는 해설진에 수줍은 듯 “선발과 불펜은 비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최근 4경기에서 부진했으나 여전히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2.45)를 기록 중이다. 사실 홈런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이 시대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류현진이 전반기 너무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눈높이가 높아진 것뿐이다. 그런 류현진이 2002년 김병현까지 소환한 것이다.

류현진에 앞서 이렇게 화려한 성적을 낸 한국인 선수는 박찬호와 김병현 정도가 전부다. 김병현은 2001년 78경기에 나가 98이닝을 던지며 5승6패19세이브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02년이 정점이었다. 72경기에서 84이닝을 소화하며 8승3패36세이브 평균자책점 2.04로 대활약했다. 김병현은 당시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류현진은 선발, 김병현은 당시 마무리로 뛰었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선발과 불펜은 비교하기 힘들다”는 김병현의 말은, 에둘러 선발이 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만하다. 후배를 치켜세운 것이다. 실제 올해 류현진은 김병현보다 훨씬 더 많은 이닝을 던졌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선발인 류현진이 김병현보다 더 많은 점수를 쌓았다.

하지만 최근 부진하면서 김병현의 당시 임팩트를 넘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세이버매트리션인 빌 제임스가 고안한 사이영상 프로젝션에서도 2002년 김병현은 압도적이었다. 당시 김병현은 179.3점을 얻었다. 이는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최고점이다.

내셔널리그에서 김병현보다 앞선 투수는 랜디 존슨(255.3점), 커트 실링(214.4점), 에릭 가니에(189.2점), 존 스몰츠(186.2점)까지 네 명에 불과했다. 김병현은 불펜투수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5위에 올랐다.

류현진은 2013년 빌 제임스 스코어에서 136.5점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8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당시 김병현의 점수만 못했다. 올해는 쾌조의 페이스로 140점대를 넘어서며 당시 김병현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부진으로 130점대까지 떨어지며 1위 자리를 내놨다.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2002년 김병현의 업적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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