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티모어전 등판을 거르는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4경기 연속 부진을 겪은 류현진(32·LA 다저스)이 결국 한 번을 쉬어간다. 사이영상 레이스 전망이 더 어두워진 가운데 사이영상보다는 가을야구에 더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7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이 볼티모어와 원정 3연전에 등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5일 콜로라도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⅓이닝 3실점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류현진이다. 순번대로 등판한다면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볼티모어와 원정 3연전 중 한 경기에 선발 등판했어야 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5일 경기 후 향후 류현진 등판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고 여지를 남기더니 결국 한 차례 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체력적으로 문제를 겪지 않는다고 했지만 최근 4경기 선발등판이 좋지 않았다”고 운을 떼면서 “선발 한 번을 거르고 향후 상황에 따라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한 번만 선발에서 빠지지만, 추이에 따라 결장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류현진의 회복 상태에 달렸다.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류현진은 최근 4경기에서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3경기는 모두 5이닝 미만 소화였다.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4⅓이닝 7실점, 8월 30일 애리조나전에서 4⅔이닝 7실점, 그리고 5일 콜로라도전에서도 4⅓이닝 3실점에 머물렀다. 1.64였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2.45까지 치솟았다.

류현진의 사이영상 레이스도 어두워졌다. 올해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간 류현진은 올 시즌 161⅔이닝을 소화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우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닝소화에서 매력적이지 않다. 이닝소화는 내셔널리그 13위에 불과하다. 남은 등판이 많아야 세 번 정도라 180이닝을 채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승도 12승에서 멈췄고, 탈삼진은 원래부터 류현진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런 류현진이 레이스에서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압도적인 평균자책점 덕이었다. 하지만 최근 4경기 부진으로 이 경쟁력도 상당 부분 상실했다. 이제는 1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2위권 선수들에게도 자력으로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이영상에 욕심을 냈다면 한 번이라도 더 등판해 누적 기록을 쌓아야 했다. 그러나 볼티모어전 등판을 거른다는 것은 구단이나 류현진이나 이제는 큰 미련을 두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지금 차분하게 조정을 거쳐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팀도 그렇고, FA를 앞둔 류현진으로서도 그렇다. 돌려 생각하면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도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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