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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인터뷰②] 강등 위기 제주 주장 박진포 "우리도 강등당할 수 있다"

이종현 기자 ljh@spotvnews.co.kr 2019년 09월 12일 목요일

▲ 주장 박진포는 제주도 강등당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가지고 반등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2부리그 강등 위기에 처한 제주 유나이티드의 회생 방안에 대해 선수단 구성원 각자의 표현은 다르지만 핵심은 같다. '하나로 뭉쳐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자.' 위기를 맞은 제주 최윤겸 감독과 주장 박진포, 하반기 키플레이어 안현범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종현 기자] "(제주가 강등당하지 않을)이유는 없어요. 저희도 충분히 강등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장 박진포가 가지고 있는 강등 위기 의식은 사뭇 컸다. 그리고 주장으로, 팀 내 베테랑으로, 리그 최다 실점 팀(53실점) 수비수로 가지고 있는 마음의 짐은 무거워 보였다. 

지난 4일 제주도 서귀포 내 제주 유나이티드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박진포는 30분 남짓 대화를 하면서 무거운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교훈삼지 못한 점, 주장으로 부족했던 점을 고백하면서 "제주도 충분히 강등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걱정도 나타냈다. 

제주는 28라운드까지 진행된 KEB 하나원큐 K리그1에서 3승에 그치며, 최하위에 위치해 있다. 기업구단으로 부산 아이파크(2015년)-전남 드래곤즈(2018년)에 이어 강등될 가능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10라운드가 돼 리그 첫 승을 거두며 어렵게 시즌을 시작한 제주는, 아직 연승이 없다. 경기력이 개선됐다고 판단되면 다음 경기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특히 28경기에서 53실점이나 하며 수비와 조직력 측면에서 큰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박진포는 선수들 모두 강등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A매치 휴식기 동안 반등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남은 10경기를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 제주 주장 박진포. ⓒ한국프로축구연맹

다음은 박진포와 일문일답 

- 주장으로 제주의 부진에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다들 그래요. 구단 관계자, 선수들, 코칭스태프 모두 하루하루 힘들게 보내고 있어요. 머릿속으로 잘 준비하고 하지만, 막상 경기하면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까 거기에 대해 분위기가 안 좋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노력을 안하는 게 아니고 결과가 안따라주니까 속상하고. 그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 주장으로, 선배로, 후배들을 어떻게 다독이고 있나요?

"저희가 시즌 시작하고, 좋은 날이 없었어요. 저희 선참선수들도 대화를 하면서 처음에는 매번 다독이진 않았던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뭐라고 하기도 하고, (강하게)해야할 때는 하고. 그렇게 했을 때 결과가 같이 나왔으면 그게 맞는데. 결과가 안나오다 보니 후배들에게 계속 뭐라고 할 수 없더라고요. 방법을 찾다보니 후배들에게도 뭐라고 하고 그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요. 팀이 힘든 시기인데, 다들 하나로 뭉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서 저 역시 바뀐 것 같아요."

- 올해 제주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희를 보고 밖에서 추측을 많이 하세요. 가령 '선수들 기량이 좋은데, 결과가 안나오는 것 같다. 선수들끼리 안맞는 것 같다'고. 하지만 그건 밖에서 보는 거고요. 제가 냉정하게 생각하면 저희 실력이 없는 것 같아요. 받아들이는 게 먼저죠. 거기에 맞게 행동을 바꿔야 해요. 경기에 나설 땐 죽기 살기로 안하면 (강등 탈출이)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제주가 선수단 실력이 좋지만, '인천같은' 맛은 없다고들 하던데요. 

"맞는 것 같아요. 현실을 빨리 받아들여야 해요. 이제 (리그 일정이)두 달밖에 안 남았어요. 그런 마음이 없이 경기장에 들어가면 똑같은 결과밖에 안나올 것 같아요."

- 그래서 최윤겸 감독이 '강윤성 선수 플레이'를 보여줬군요? 

"그렇게(투지있게)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조금 더 간절한 마음을 보여야 해요. (강)윤성이가 매번 나오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나와서 투쟁적인 면을 많이 보였죠. 코칭스태프가 봤을 땐 오랜만에 나온 선수가 간절하고 열심히 뛰는 걸 다른 선수들에게 전해지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서 윤성이를 대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어요."

- 지난 시즌 '삭발 주동자'였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길 원치 않았을 텐데요.

"일단 작년에는 저희가 그런 상황(제주는 2018시즌 부진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후반기 막판 반등해 상위 스플릿 5위로 마무리했다)을 겪으리라고 생각을 안 했기에 당황스러웠죠. 문제점은 찾기 위해 선수들이 다들 노력했어요. 안되다 보니까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제가 먼저 삭발도 했어요. 결과는 좋게 나왔지만, 그때부터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위기감을 느꼈어야 하지 않았나 싶어요. 선수들도 그렇고 다들 안이하게 생각하지 않았나도 싶고요. 선수들 잘못뿐만 아니라 구단, 제주 소속 모두의 잘못이죠." 

- 지난 시즌도 부진했지만, 올해 부진하고는 어떤 게 다를까요. 

"어떻게 보면 작년과 비슷한데, 지금 코칭스태프도 많이 바뀌었고 그런 경험을 많이 안해본 사람이 많으니 다들 더 힘들어하는 거 같아요. 스트레스도 많고. 그런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 특히 제주는 올시즌 수비가 많이 부족해요(시즌 최다인 53실점 중).

"제가 수비수다 보니 책임감은 더 커요. 한 경기 끝날 때마다, 실점 때마다, 죄책감도 더 크고요. 경기 끝나고 잠도 잘 못자고요. 주장을 떠나 수비수로 좀 많이 힘드네요."

- 제주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들을 의욕적으로 영입했지만, 생각보다는 어려움이 많네요. 

"기존에 그래도 나이있는 선수들은 다 알고 경험있는 선수들이라 걱정은 안 했어요. 특별히 얘기한 건 제주도 생활이 힘든 게 있으니 그걸 적응하기 위해 이야기해줬어요. 선수들이 팀에 합류해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저희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죠. 구단에서 영입했고, 코칭스태프가 활용하는 것이에요. 경험많은 선수들이라 도움이 돼요. 대표적으로 (남)준재도 힘들게 왔지만, 씩씩하게 적응하고 팀에 도움이 되게 노력 중이에요."  

- 안현범-윤빛가람의 합류는 분명 반등에 힘이 될 텐데요. 

"언론에서 계속 (윤)빛가람이랑 (안)현범이만 이슈가 되는 거 같은데 백동규, (김)지운이도 있어요. 그런 선수들(과거 제주에 있었던)이 잠시 여름에 영입된 선수보다 팀에 애정이 클 거라고 생각해요. 몇년 뛰다가 어쩔 수 없이 병역 의무를 위해 다녀온 선수들이니깐요. 팀에 애정이 넘치는 선수가 경기장에서 팀을 위해서 희생할 준비가 돼있는 선수들인 것 같아요." 

- 제주도에 위치한 팀, 핑계가 아니라 사실 어려울 것 같아요. 

"이런 걸로 핑계되고 싶진 않아요. 다들 선택해 여기로 온 거예요. 다 적응하는 게 당연하죠. 다른 팀들도 여기 오면 반대로 힘들죠. 핑계대고 싶지 않아요." 

- 원정에서 약했던 제주가 올해는 홈에서도 좋지 않네요.  

"홈 원정 상관없이 그런 것 같아요. 이긴 경기가 많지 않고. 저희가 성적이 안좋긴 하네요. 저희가 홈경기할 때 팬들이 찾아와 주시는데, 경기 끝나고 인사드리러 가면 박수를 많이 쳐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정말 죄송스러워서, 미안해서,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어요. 그런 감정이 많이 들어요. 성적이 안좋아도 경기 끝나고 박수를 쳐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해요. 그런 분들을 위해 저희가 꼭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조심스럽지만, 지난 2016년 성남FC 소속으로 승강플레이오프를 경험하기도 했어요(성남은 강원FC에 져 강등됐다).

"일단 제가 성남에서 제대를 하고 두 경기 뛴 거로 기억해요. 당시엔 성남에 힘이 돼주질 못했죠. 하지만 팀에 속해 있었고, 마지막 플레오프 경기를 뛰었어요. 그 경기가 끝나고 강등이 확정되고 말할 수 없이 슬펐던 것 같아요. 제주도 그렇게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다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두 달 뒤에는 더 큰 힘든 일을 겪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남은 두 달 동안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해요. 선수들도 뒤에 가족도 있고, 구단 프런트도 있고 바라보는 사람도 많아요. 사람들이 다 생각하면 한 경기 한 경기 책임감을 가지지 않을까요."

- 그래도 제주가 강등당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가 강등당하지 않을)이유는 없어요. 저희도 충분히 강등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안이한 생각을 하면, 인천도 그렇고 경남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강등 안되란 법은 없어요. 위기감을 더 느끼고, 경기장에서 죽기살기로 했을 때 살아남는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시점에는 실력이 좋고 안좋고 차이가 아니에요. 세 팀은 실력좋고 안좋고가 아니고 죽기살기로 아니면, 떨어질 겁니다."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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