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르빗슈는 올 시즌 28번의 선발 등판 중 17번이 노디시전이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발투수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승리다. 그 목표를 뛰다 보면 자연히 패전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타선 덕에 패전을 면하는 경우, 불펜 탓에 승리가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실 한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이런 날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결국 승리와 패배라는 확실한 결과가 나오는 날이 더 많다는 뜻이다. 실제 올 시즌 평균자책점 상위 30명 중 전원이 16번 이상 승패가 결정됐다. 이른바 노디시전(승패 없이 경기를 마침) 비율은 높아도 50% 이하다.

그런 측면에서 다르빗슈 유(33·시카고 컵스)의 올 시즌 성적은 조금 이상하다. 컵스에서 2년째를 맞이하는 다르빗슈는 9일(한국시간) 시즌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개인 평균(3.58)보다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차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 놀라운 것은 5승6패라는 성적이다.

다르빗슈는 라인 스타넥(탬파베이)처럼 오프너가 아니다. 전형적인 선발투수다. 시즌 28번의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는 어쨌든 4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승리 혹은 패전이 붙지 않는다. 다르빗슈는 시즌 5승6패로 승패가 11번 밖에 결정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28경기 이상을 모두 선발로 뛰면서 승패가 결정된 경기가 11번에 불과했던 선수는 다르빗슈가 유일하다. 1987년 마이크 크루코프가 30경기에서 다르빗슈와 같은 5승6패를 기록했던 적이 있지만 당시 크루코프는 승패를 쌓기 쉽지 않은 불펜에서도 뛴 선수였다. 오직 선발은 다르빗슈가 역사상 가장 이상한 기록이다. 

다르빗슈는 5월 5일 세인트루이스전부터 6월 22일 뉴욕 메츠전까지 10경기 연속 노디시전이라는 진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당시 5이닝을 못 채운 경기가 2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경기는 3번 있었다. 

그나마 갈수록 경기 내용이 나아진다는 것은 다행이다. 초반에는 자신이 잘 던지지 못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고 패전을 면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르빗슈의 4월 평균자책점은 4.50, 5월은 5.01, 6월은 4.91이었다. 하지만 7월에는 평균자책점 2.93으로 반등하더니 8월에도 평균자책점 3.45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9월 첫 경기였던 8일 밀워키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불펜이 1점 리드를 날려 승패 없이 경기를 끝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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