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공인구 반발력을 높여 타고투저 현상을 바꾸겠다는 KBO의 의도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0.803이었던 리그 OPS는 10일 현재 0.727로 떨어졌다.

민병헌(32, 롯데)은 오히려 성적이 올라간 몇 안 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타율은 0.316으로 지난해(0.318)와 비슷하고 출루율은 0.393으로 2푼가량 올랐다. wRC+(조정득점생산)은 141.2로 커리어하이. 팀 내 1위이자 리그 1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3할 타율은 2013년 이후 7년 연속이다.

하지만 정식 기록표에 민병헌의 이름은 빠져 있다. 민병헌은 현재 380타석으로 규정 타석 밖이다. 올 시즌 리그 규정 타석은 446.4타석(446타석). 66타석이 모자라다. 남은 14경기 중 11경기에서 5타석 이상 들어서야 채울 수 있다.

민병헌은 지난 4월 4일 SK와 경기에서 박민호의 공에 손가락이 부러져 전력에서 이탈했다. 전날 한 경기 5안타를 몰아치는 등 타격감이 절정에 이르렀던 상황에서 찾아온 날벼락이었다. 예상됐던 6주를 넘겨 5월 24일에서야 복귀했다. 롯데는 1번 타자 중견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민병헌이 빠져 있는 동안 12승 27패로 추락했다.

민병헌은 복귀 이후 1번 타자로 꾸준히 나서면서 "이대로 시즌을 치른다면 규정 타석이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이번엔 체력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더운 여름까지 1번 타자와 중견수를 함께 맡으면서 체력이 급격히 빠졌다. 타율도 함께 떨어졌다. 지난달 1번에서 6번으로 타순이 조정되면서 타석 수가 줄었다.

비록 규정 기록을 못 채우더라도 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한 시즌을 보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이 3.58로 전준우(3.99)에 이어 팀 내 2위, 리그 외야수 중에선 9위다. 다른 선수들보다 30~40경기 적게 치렀으나 비슷한 공헌도를 쌓았다. 롯데로 이적한 지난해 118경기에서 기록한 3.05도 이미 넘어섰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