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범(오른쪽)이 나상호(왼쪽), 손흥민(가운데)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카타르로 가는 첫 경기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 팀 감독이 꺼낸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카드는 많이 아쉬웠다.

한국은 10일 오후(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페트다크 스타디움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치렀다.

예선 첫 경기라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러 2-2로 비긴 뒤 항공편으로 3시간 반을 이동해 아시가바트로 왔다. 그렇지만, 이용 등 일부 선수는 조지아전을 뛰지 않고 왔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다.

벤투 감독은 4-1-4-1 전형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을 압박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황인범을 배치해 원톱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지원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재성(홀슈타인 킬), 나상호(FC 도쿄)로 이어지는 2선 공격진을 조율했다.

하지만, 황인범은 활력이 부족했다. 볼이 전방으로 흐르는 과정에서 맥이 자주 끊겼다. 황인범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느리고 투르크메니스탄 수비진과 볼 소유 싸움에서도 계속 밀렸다.

황인범이 후방에서 윤활유 구실을 해 주지 못하면서 전방의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까지 묶였다. 과감한 전방 전진 패스 대신 옆의 동료나 후방으로 패스를 연결해 주면서 투르크메니스탄이 시간을 벌 수 있게 했다.

이 때문에 전반 13분 나상호(FC 도쿄)의 골로 1-0으로 앞서가면서도 불안감만 유지됐다. 벤투 감독은 4-1-4-1과 4-4-2를 혼용해 경기를 운영했는데 황인범은 계속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하지만, 아무리 황인범을 제외한 2선 공격진이 자리를 바꿔도 둔탁한 플레이만 나왔다.

오죽 풀리지 않으면 손흥민이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 올라가거나 파울을 당하며 프리킥을 얻어 내는 수고를 할 정도였다. 투르크메니스탄의 밀집 수비를 풀 킬러 패스나 공간을 깬 움직임이 황인범에게 보이지 않았다. 후방에서 중앙 수비수인 김민재(베이징 궈안)까지 올라와 빌드업을 할 정도였다. 

후반 37분, 정우영의 프리킥 골도 손흥민의 움직임으로 만든 것이었다. 황인범은 붕대를 감고 나오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2-0으로 벌어진 이후에도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개선점을 찾아야 할 황인범이다.

동시에 벤투 감독도 선수들의 위치 변화만 꾀할 것이 아니라 전술 변화 등 좀 더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국의 전력은 아시아에서 이미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무기를 내세워야 할 벤투 감독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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