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첫 200안타 타이틀 도전에 나서는 키움 이정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00안타를 꼭 치고 싶습니다”

키움의 핵심타자인 이정후(21)는 지난 애리조나 캠프 당시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망설임도 없이 “200안타를 치겠다”고 대답했다. 큰 포부를 느낄 만한 수치였다. 그런데 듣다보니 자신의 명예를 위한 200안타가 아니었다. 

이정후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이정후는 “재활 기간 중 트레이닝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200안타라는 선물을 꼭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7년 데뷔 시즌 179안타를 치며 신인왕에 등극한 이정후는 2018년 어깨 부상으로 시즌 막판을 날렸다. 타율은 2017년(.324)보다 오른 0.355의 호성적을 유지했지만 109경기에서 163안타에 그친 이유다. 수술을 받은 탓에 포스트시즌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2019년 개막전에 맞춰 복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이정후를 헌신적으로 돌본 주위의 노력 덕에 이정후는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올 수 있었다. 개인의 노력은 물론 모두의 애정이 모인 결과였다. 장정석 키움 감독 등 구단 관계자들의 예상을 기분 좋게 깨뜨렸다. 그렇게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이정후는 이제 KBO리그 역대 두 번째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다.

이정후는 10일 현재 130경기에서 타율 0.335, 180안타를 기록 중이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수치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5월부터는 무섭게 치고 나가며 200안타 및 최다 안타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정후의 생각은 한결같다. “200안타 선물을 드리겠다”는 봄의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정후는 비로 취소된 10일 인천 SK전에 앞서 “그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트레이너팀, 그리고 전력분석팀에서 한 시즌을 잘 뛸 수 있도록 매 경기 도움을 주시고 있다”고 고마워하면서 “그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다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그리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정석 감독의 시선도 흐뭇하다. 장 감독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젊어서 그런지 재활 속도가 빨랐다. 그렇게 개막전에 맞출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개인의 노력도 컸고, 트레이닝파트와 호흡도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200안타 등 타이틀에 신경을 쓰면 아무래도 (안타를 쳐야 한다는 생각에) 방망이가 빨리 나가기 마련인데 이정후는 공도 침착하게 보며 볼넷도 고르고 있다”고 대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페이스가 좋다. 지금은 순위 경쟁을 하고 있어 어렵지만, 만약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끝난 상황이라면 그때는 밀어줄 수 있다. 1번은 이정후가 가장 많이 들어선 타석이기도 하다”면서 배려도 예고했다. 이정후가 선물 포장에 들어갔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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