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가운데)과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AVC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들이 마침내 모두 모였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배구 강국들이 총출동하는 월드컵 대회에 도전한다.

한국은 12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월드컵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로 출국한다. 2019년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배구 월드컵은 오는 14일에서 29일까지 일본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회는 12개국이 출전한다. 출전국이 싱글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한 차례씩 대결해 승패-승점 세트 득실률 순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한국은 요코하마에서 중국(14일)-도미니카공화국(15일)-일본(16일)-러시아(18일) 순으로 경기를 치른다.

여자 배구 월드컵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다음으로 비중이 큰 대회다. 내년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을 노리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 최정예 멤버들을 투입해 '조직력 다지기'에 나선다.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은 대표 팀을 이끌고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이하 VNL)과 도쿄 올림픽 대륙간 예선 그리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VNL에서는 3승 12패로 전체 15위에 그쳤다. 올림픽 대륙간 예선에서는 러시아에 뼈아픈 세트스코어 2-3 역전패를 하며 아쉽게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44년 만에 우승을 노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안방에서 3위를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매 대회 세터가 교체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 팀 지휘봉을 잡으며 "4인이 모두 준비하는 공격 배구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선수가 아닌 전위 2명, 후위 2명의 공격수가 모두 대기하는 '토털 배구'는 세계 배구의 흐름이다.

▲ 이다영 ⓒ FIVB 제공

한국은 뒤늦게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지만 잦은 세터 교체로 토털 배구를 제대로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주전 세터 이다영(현대건설)이 복귀했다. 이다영은 라바리니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선수다. VNL에서 그는 주전 세터로 활약했지만 부상으로 올림픽 대륙간 예선과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뛰지 못했다.

이다영은 "미들 블로커(센터)와 후위 공격을 많이 활용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월드컵에서도 이런 경기 운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018~2019 시즌 이후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했던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돌아왔다. 지난 4월 왼쪽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박정아는 월드컵을 앞두고 라바리니 감독의 지도를 처음 받았다.

한국은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짧은 휴식을 마치고 충북 진천선수촌에 다시 모였다. 이다영과 박정아 그리고 강소휘(GS칼텍스)가 합류한 한국은 최정예 멤버들로 팀을 꾸렸다.

현장에서 훈련을 지켜본 장윤희 SPOTV 배구 해설위원은 "분위기가 매우 좋아 보였다. 특별한 부상 선수들도 보이지 않았고 정예 멤버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아를 만나 본 장 위원은 "박정아는 라바리니 감독과 이번에 처음 훈련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다 뛴다고 들었는데 라이트 비중이 높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장 위원은 "실제 훈련할 때 박정아는 라이트에서 때리는 비중이 높았다"고 밝혔다. 한국의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는 아포짓 스파이커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이 홀로 분전했지만 그를 받쳐 줄 선수가 없었다.

'클러치 박'으로 불리는 박정아는 이번 월드컵에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쉬)과 한국 날개 공격을 책임진다.

▲ 박정아 ⓒ KOVO 제공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그동안 제대로 하지 못했던 '토털 배구'에 도전한다. 한국의 고질적인 과제는 '김연경 의존도' 탈출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격수 4명이 스파이크 준비를 하는 것이 세계 배구의 흐름이다. 한국은 늘 김연경에게만 의존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칠 때가 많았다.

장 위원은 "이다영이 박정아에게 다가가 볼 높이가 괜찮냐며 자주 물어보더라 세터와 공격수가 대화를 많이 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완전체'가 모인 이번 월드컵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세계 강호들을 이기기 어렵지만 잡을 수 있는 팀은 반드시 이기는 것이 과제다.

장 위원은 "도미니카공화국과 아르헨티나 카메룬 등 반드시 이겨야 할 팀이 있다. 일본도 이겨야 할 상대"라며 놓치지 말아야 할 경기를 꼽았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한일전은 오는 16일 열린다. 장 위원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일본의 어린 선수들에게 졌다. 일본이 매우 잘한 점도 있지만 우리가 못했던 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 졌기에 이번에는 좋은 자극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훈련을 봤을 때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SPOTV와 SPOTV+, SPOTV NOW는 이번 월드컵을 위성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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