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최고 흥행 영화 '엑시트'와 '봉오동 전투'. 출처|포스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올해 8월 한국영화 관객수가 지난해보다 400만 명 감소했다. 천만영화의 부재와 여름 대작의 아쉬운 성적이 영향을 미쳤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8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1800만 명을 기록하면서 7년 만에 다시 1000만 명대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 대비 18.9%(421만 명↓) 감소한 수치. 8월 한국영화 매출액 또한 전년 대비 18.3%(340억 원↓) 줄어든 1521억 원이었다. 

8월 관객수가 2000만 명 아래로 감소한 것은 7년 만의 일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2000만 명을 돌파했으나 올해 그 기록이 깨졌다.

영진위 측은 8월 한국영화 관객 수가 줄어든 첫째 원인을 '천만 영화의 부재'로 꼽았다. 여름 시즌마다 천만 영화가 연이어 탄생하면서 8월 한국영화 관객 수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올해는 '엑시트'가 828만 명(이하 8월 관객수 기준, 9월 11일 기준 누적관객은 925만 명)을 모은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또 올해 8월엔 '중박'이라 불릴 만한 영화도 없었다. '봉오동 전투'가 468만 명을 기록하며 전체 흥행 순위 2위에 오르긴 했으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50만 명을 간신히 넘어선 수준이다.

외국영화로는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334만 명으로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자, 8월에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유일한 외국영화였다. 

외화 흥행작들이 7월에 몰린 탓에 8월 외국영화 관객 수도 감소했다. 8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15.4%(124만 명↓) 줄어든 681만 명으로 이는 2012년 이후 8월 외국영화 관객 수로는 최저치였다. 8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0%(93억 원↓) 감소한 571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모두 관객 수가 감소함에 따라 8월 전체 관객 수도 전년 대비 18.0%(544만 명↓) 하락한 2481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8월 전체 관객 수로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영진위 측은 "팩션 사극인 '나랏말싸미'와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각각 역사왜곡 논란과 개연성 부족한 서사가 흥행의 발목을 잡았다"며 "성수기 때마다 사극 영화 2~3편이 개봉하면서 사극 장르에 대한 피로감이 증가하고 있고,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기생충'에 중장년층 관객이 몰렸던 탓에 사극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이번 여름 성수기에 사극이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다.

▲ 여성영화의 힘을 드러낸 영화 '우리집'과 '벌새'. 출처|포스터
이밖에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출연작으로 관심을 모은 '커런트 워'가 18만 7000명의 관객을 모아 8월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한일 관계 악화 시국에 개봉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다큐멘터리 '김복동'과 '주전장'은 각각 7만 6000 명과 2만 6000 명으로 2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가은 감독의 '우리집'과 김보라 감독의 '벌새'가 각각 3만 명과 1만 5000명으로 4위와 10위에 자리하며 여성감독, 여성영화의 저력을 드러냈다. 2019년 독립·예술영화 한국 극영화 중 1만 명이상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가 총 8편임을 고려했을 때, 두 영화가 개봉 첫 주(개봉 후 7일 간) 평균 1.3%의 상영점유율로 관객 수 2만 명을 나란히 넘어선 것은 특히 의미 있는 수치. 매년 반복되는 관습화 된 여름 시즌 대작 영화에 피로감을 느낀 관객들이 웰메이드 다큐멘터리와 한국 독립·예술 극영화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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