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야 5인 시프트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고 무너진 스티브 시섹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점도 주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서 벤치가 작전을 걸었다. 그러나 그 작전은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다. 시카고 컵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도 조금 더 떨어졌다.

컵스는 11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8-9로 졌다. 뒤지고 있던 경기에서 8회 3점을 내고 동점을 만들었지만 결국 승리에 이르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이자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인 컵스에는 뼈아픈 패배였다.

너무 허무하게 패해 논란도 일어난 경기였다. 컵스는 8-8로 맞선 연장 10회 베테랑 불펜 요원인 스티브 시섹을 마운드에 올렸다. 시섹은 메이저리그 통산 566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통산 132세이브를 거두기도 했고, 올 시즌에도 7세이브11홀드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베테랑답지 않았다.

시섹은 1사 후 우리아스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후 헤지스와 잔코스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자 컵스는 외야수 하나를 내야로 불러들여 ‘내야 5인 시프트’를 완성했다.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잡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런데 시섹이 이 계획을 망쳤다. 시섹은 마고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이날 끝내기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내야에 위치한 5명은 한 번 움직여보지도 못했다. 

컵스 팬들은 난리가 났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커뮤니티와 SNS에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최악의 볼넷 퍼레이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던지는 건가?”라는 반응이 일쑤였다. 시프트를 걸었으면 그에 맞게 승부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섹은 경기 후 “땅볼을 잡으려 했다”고 했지만, 이 인터뷰도 논란이다. 팬들은 “방망이에 맞을 수 있는 코스에 던지지도 못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조 매든 컵스 감독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시섹을 감싸 안았다. 매든 감독은 “볼넷 몇 개를 주더라도 곧바로 바로잡을 수 있는 선수다. 그는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선수이며 내야 5인 시프트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최고의 투수다. 하지만 그런 일(땅볼 유도)이 일어나지 않은 밤 중 하나였다”고 곱씹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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