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윤을 상대로 홈런을 날린 구자욱(사진).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KT 위즈가 경기에서 뒤진 5회에 필승조 카드를 꺼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삼성 라이온즈가 5강 경쟁 주인공인 KT에 '대왕 고춧가루'를 뿌렸다.

삼성은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T와 경기에서 11-8로 이겼다. 삼성은 10일 KT에 3-2로 이긴 뒤 이날 경기까지 잡으며 NC 다이노스와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에 큼지막한 고춧가루를 선물했다.

이날 두 팀은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삼성이 1회부터 3회까지 8점을 뽑았다. KT는 1회부터 4회까지 6점을 터뜨리며 끝까지 따라붙었다. KT 선발투수 김민수가 3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가운데 KT는 전유수에게 4회 시작부터 1⅔이닝을 맡겼다. 전유수는 5회 2사 만루 실점 위기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6-8로 뒤진 KT는 구원투수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렸다. KT 더그아웃은 만루에서 실점하지 않고 추격하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윤은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넘겼다.
▲ 다린 러프. ⓒ 삼성 라이온즈

그러나 삼성은 KT 승부수 카드에 고춧가루를 쏟아부었다. 김재윤이 6회말에도 마운드를 지켰는데, 2사에 윌리엄슨이 볼넷으로 출루 후 구자욱이 우월 2점 홈런을 때렸다. 이어 마운드를 정성곤이 이어 받았는데, 러프가 정성곤을 골약해 솔로 홈런을 터뜨려 연속 타자 홈런을 완성했다. KT 승부수가 삼성 중심 타선 장타에 와르르 무너진 셈이다.

김재윤과 정성곤은 KT 불펜 핵심 카드다. 이대은이 마무리 투수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가운데 김재윤은 경기 승부처에 기용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구원 투수다. 

KT는 12일과 13일 수원에서 NC를 상대한다. NC전에서 김재윤 등판은 어떤 상황에서건 나올 수 있다. 이날 삼성전에서 김재윤은 26구를 던졌고 사기가 꺾인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정성곤도 29구를 던지며 피홈런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NC전을 앞두고 필승 카드 두 장의 사기 저하와 20구가 넘는 투구는 KT에 부담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5강 대결에서 멀어진 삼성이 KT의 발목을 잡아 넘어뜨렸다. 그냥 고춧가루가 아닌, 굵은 고춧가루 한 포대를 뿌린 셈이 됐다.

스포티비뉴스 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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