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제이콥 터너와 조 윌랜드.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KIA 타이거즈도 5위 싸움에 도전할 만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가을 야구가 어려워졌다. 

KIA 박흥식 감독 대행은 어느날 "치고 나가야 하는 분위기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갑자기 부진하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낸 적도 있다. 가장 믿을 수 있어야 할 원투펀치가 정작 승부처에서 고전하면서 KIA는 순위 싸움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제이콥 터너는 8월 첫 2경기에서 12이닝 3실점 1자책점을 기록하며 마지막 반등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20일 LG전에서 2⅓이닝 8실점(7자책점) 부진해 자신의 상승세를 스스로 끊은 것은 물론이고 팀의 연패를 길어지게 만들었다. 

조 윌랜드도 7월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기세를 올린 뒤 8월 들어 부진에 빠졌다. 7월은 4경기에서 25⅔이닝을 던졌는데, 8월에는 5경기에서 25⅓이닝에 그쳤다. 13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모처럼 7이닝을 버텼지만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5실점(3자책점)하고 패전을 더했다. 

▲ 조 윌랜드 ⓒ 한희재 기자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터너는 평균자책점 최하위(5.34), 윌랜드는 뒤에서 3위(4.75)다. 외국인 투수 2명이 평균자책점 최하위권에 있으니 팀 성적이 좋을리 없다.  

그렇지만 지금 두 선수는 모두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앞으로도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흥식 대행은 '현실'을 앞세웠다. 

"지금 확실히 검증된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를 빼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젊은 투수들을 내보내 조기강판되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다. 물론 외국인 투수들도 일찍 내려갈 때가 있기는 하지만"이라고 말했다. 

윌랜드는 28경기에서 165이닝을 던졌다. 이닝 11위에 해당한다. 터너는 두 차례 1군 말소에도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148⅓이닝을 책임졌다. 두 선수의 313⅓이닝이 아니었다면 불펜 투수들이 자리를 잡을 여유도 없었을지 모른다. 젊은 필승조의 발굴은 KIA의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이다. 

터너와 윌랜드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려는 뜻도 있다. KIA와 재계약하지 않더라도 선수의 커리어는 계속돼야 한다.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도 따낼 수 있다. 박흥식 대행은 터너와 윌랜드가 이런 동기를 안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바랐다. 

▲ 제이콥 터너.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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