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 맏형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왼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정에 들어갔다. 포지션별 경쟁 체제도 어느 정도는 구축됐다. 공격, 미드필드는 뜨거운 격전지로 꼽힌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중앙 수비는 잠재 자원이 많다. 왼쪽 측면 수비수의 경우 김진수(27, 전북 현대), 홍철(29, 수원 삼성)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잠재적 자원으로 꼽히는 김민우(29, 수원 삼성), 윤석영(29, 강원FC) 등 차고 넘친다.

2011년 이영표의 은퇴 후 적임자 논란이 계속됐지만, 일단은 믿고 가는 분위기다. 더 어린 나이대에서는 김진야(21, 인천 유나이티드)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3년 뒤를 고려하면 경기 경험이 쌓인 자원들이 어느 정도 있어 다행스럽다. 

하지만, 오른쪽 측면 수비를 보면 고민이 생긴다. 벤투 감독은 지난 5일 조지아전에서 플랫3에 기반을 둔 전술을 활용하면서 황희찬(23, 잘츠부르크)을 오른쪽 윙백으로 활용했다. 윙백은 공수 겸장이어야 한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황희찬은 애를 먹으며 버텼다.

공교롭게도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는 벤투호 맏형인 이용(33, 전북 현대)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용이 날카롭게 연결한 가로지르기(크로스)는 투르크메니스탄 수비를 흔드는 열쇠가 됐다. 나상호(23, FC도쿄)의 선제골도 이용의 빠르고 낮은 크로스가 역할을 했다. 김신욱(31, 상하이 선화)이 후반 상대 골키퍼와 골문 앞에서 충돌하는 명장면도 이용의 크로스가 있었다.

이용은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누볐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역시 수년 동안 적임자가 없다는 고민에 시달려 왔지만, 이용이 단점을 최대한 줄이면서 자신의 장점 발휘에 집중해 버텨냈다.

전임 신태용 감독이나 파울루 벤투 감독도 이용을 중용하고 있다. 이용이 동료와 볼을 주고 받으며 전방으로 침투해 크로스 연결하는 능력, 수비에서도 상대와 몸싸움을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합격점을 줬다.

이번 명단에서는 김태환(31, 울산 현대)이 경쟁자였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태환은 공격 성향이 훨씬 강한 자원이다. FC서울, 울산에서도 측면 공격수로 뛴 경우가 훨씬 많았다. 수비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과 비교하면 조금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김문환(23, 부산 아이파크)이 있지만, 부상으로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향후 김문환이 대표팀에 다시 선발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자원이 더 보이지 않는 것은 벤투 감독의 중요한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K리그에서 선발해야 하는데 상당수 팀이 플렛3에 기반을 둔 전술을 앞세우고 있어 더 그렇다.

선두권인 전북 현대만 봐도 이용의 경쟁자가 나이 차가 없다고 봐도 되는 최철순(32)이다. 고교 시절까지 측면 공격수였던 FC서울의 윤종규(21)가 윙백으로 경험을 쌓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윤종규와 함께 22세 이하(U-22) 대표팀에서 뛰는 황태현(20, 안산 그리너스)도 마찬가지다. 구대영(27, 수원 삼성)이 좌우 풀백 모두 가능하지만, 국가대표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미흡하고 팀 경기력도 그를 돕지 않는다.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이용은 우리 나이로 서른일곱이 된다. 이용은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귀국 인터뷰에서 "다음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는 코칭스태프와 따로 하지 않았다. 대표선수로서 팀과 나라에 도움이 되고 싶다. 불러주실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이 주전이라도 치열하게 경쟁 가능한 자원이 있어야 하는 분명한 과제와 마주한 벤투호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