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의 가을 도전은 이대로 멀어지는 것일까. ⓒ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지금까지 재미있게 왔는데, 끝까지 재미있게 해야 하지 않겠나."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말투와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6위 kt는 최근 4연패에 빠져 64승68패2무를 기록하고 있다. 어렵게 맞춘 5할 승률이 깨졌고, 5위 NC 다이노스와 거리는 3.5경기까지 벌어졌다.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쫓아가기가 쉽지 않다.

5강 싸움의 분수령이었던 NC와 2연전을 모두 내준 게 뼈아팠다. 12일은 4-7, 13일은 2-5로 졌다. 믿었던 선발투수 배제성(5이닝 6실점)과 윌리엄 쿠에바스(6⅔이닝 5실점)가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펼쳤고, 타선은 결정적 기회가 왔을 때마다 침묵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당장 눈앞에 경기들을 놓쳤다고 해서 선수들에게 실망감을 표현해선 안 된다고 했다. 5강 싸움을 하는 것도 그동안 노력한 선수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시즌에 앞서 올해는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는데, 이미 기대 이상의 결실을 봤다. 

지난해 기록한 59승을 훌쩍 뛰어넘으며 구단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쿠에바스는 구단 최초로 한 시즌에 13승을 달성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라울 알칸타라도 11승을 거둬 10승 투수가 둘이나 된다. 국내 선발투수 배제성(9승), 김민(6승), 김민수(5승)도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신인 이대은은 6월부터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향해 13세이브를 챙겼다.

야수 쪽에서도 새 얼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외야수 김민혁은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여주며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았고, 유격수 심우준 역시 공수에서 한 단계 성장한 기량을 보여줬다. 배정대, 조용호, 송민섭 등 경쟁력 있는 백업 외야수 발굴도 올해 이룬 결실 가운데 하나다.

정말 잘 달려왔기에 6위로 만족하기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6위도 잘했다"고 박수받을 만한 시즌이지만, 창단 첫 가을을 꿈꿨기에 최근 4연패와 3.5경기차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 가지만 당부했다. "올 한 해가 후회로 남지 않게, 마지막까지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며 "지금까지 재미있게 왔으니까 마지막까지 즐겼으면 좋겠다. 나도 감독으로서 이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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