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주환. ⓒ한희재 기자
▲ 최주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현재 두산의 주전 2루수는 최주환이다. 최주환은 올 시즌 가장 많은 220타석을 2루수로 버텨 냈다. 지난해엔 지명타자로 431타석을 출장했다.

두산 스타팅 라인업에 2루수로 최주환이 나서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두산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선 주로 오재원과 교체된다. 점수를 지켜야 할 때 수비 강화를 위해 늘 오재원 카드가 선택되곤 한다.

김태형 감독은 최주환의 수비를 믿지 못하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오"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최주환의 수비가 크게 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최주환의 수비는 이제 매우 안정적이다.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어느 선수에게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비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그 톱클래스에 뒤지지 않는다.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기 후반의 잦은 교체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김 감독은 "오재원의 수비에는 특별한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재원은 수비 위치 선정부터 볼 처리 능력까지 수비 부문에서 많은 것을 갖고 있다. 특히 투수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 처리에 매우 능하다. 보통 투수 머리 위로 땅볼이 날아가면 안타가 되기 쉽다. 하지만 오재원은 그런 타구를 잘 잡아 아웃을 만드는 재능이 있다. 수비폭도 넓다. 오재원이 2루 수비를 특별히 잘하기 때문이지 최주환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실제로 최주환 역시 올 시즌을 자신이 수비에 자신감을 갖게 된 시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주환은 "이전에는 내 수비에 대한 불신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올 시즌은 다르다.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 수비 훈련량을 늘리며 노력했던 것들과 지금까지 경험이 더해져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옆구리 부상을 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저 공을 가지고 글러브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것이 유일한 훈련이었다. 그런데 그 훈련을 반복하면서 2루수로서 공을 잡고 빨리 빼서 던지는 능력이 향상됐다. 지루할 정도의 반복 훈련이 글러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공을 던지는 데도 자신감이 생겼다. 사이드암 스로로 공을 던지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조성환 코치의 도움으로 그렇게 던져도 정확하게 1루를 향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자신감이 생기니 수비가 재밌어지고 더 잘 풀리는 것 같다. 올 시즌 공격에선 아쉬움이 있었지만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그 자신감이 자만심이 되지 않도록 계속 나를 채찍질하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은 이렇다. 김태형 감독도 최주환의 향상된 수비 능력을 인정하지만 오재원의 능력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감독으로서는 좀 더 편안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최주환의 수비가 향상되며 타격에서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는 오재원을 대신해 2루 포지션을 맡길 수 있게 된 것은 두산 처지에선 큰 행운이다. 그만큼 최주환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다.

최주환이 경기 후반에 빠지게 되는 것은 불신이 아니라 보다 나은 방법을 택하는 선택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최주환 스스로 수비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두산이 올 시즌 거둔 수확 중 하나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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