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박용택.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지금 남은 유일한 1970년대생, 현역 유일의 불혹의 프로야구 선수 박용택은 올해 그동안 몰랐던 감정과 마주하고 있다. 14일까지 1군 등록 78일, 말소 98일. 남은 시즌을 무사히 보낸다고 해도 1군에 머문 시간보다 떠나있던 날들이 많다. 

2008년 부상으로 96경기 출전에 그친 적은 있다. 그러나 프로 통산 18시즌 동안 올해처럼 오래 자리를 비운 적은 없었다. 

정확히는 1군 말소라는 말조차 박용택과는 거리가 있었다. 5월 3일부터 16일까지의 14일 공백은, A형 플루로 10일 휴식을 취한 201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 박용택 ⓒ 곽혜미 기자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베테랑은 감기도 걸리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며 몸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박용택이다. 그러나 5월이 다 가기도 전에 팔꿈치 부상이 재발했다. 이번에는 첫 번째 말소보다 세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5월 27일부터 7월 11일까지 46일, 박용택은 다시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싸웠다. 

두 번째 복귀 후 26일 동안 박용택은 공백을 만회하려는 듯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이 기간 14경기에서 50타수 20안타를 때렸다. 

대타로 나선 7월 30일 잠실 키움전, 갑작스런 옆구리 부상으로 교체된 8월 6일 광주 KIA전을 빼고 12경기에서 전부 안타를 추가했다. 동시에 KBO리그 역사는 박용택과 함께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2431개까지 늘렸다. 

▲ 박용택 ⓒ 한희재 기자
세 번째 공백기를 보낸 박용택은 웃음이 늘었다. 그는 14일 잠실 KIA전에서 39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중계 카메라가 그를 비출 때마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는 치는 이 단순한 과정 속에서도 박용택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경기는 LG의 7-2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장비를 정리하던 박용택의 등 뒤로 이렇게 물었다. "무슨 좋은 일 있으셨어요?" 고개를 돌린 박용택은 다시 한 번 웃는 얼굴로 이렇게 받았다. "재미있지 그럼! 1군 올라와서 경기하는 건데. 뭐, 그런 마음으로." 

박용택에게는 이제 156경기가 남았다. 그는 14일 경기에서도 연신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더니 기어코 안타를 하나 추가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은 2432개가 됐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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