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기대주 유영(15, 과천중)이 시니어 무대에서 200점을 돌파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18, 휘문고)은 올 시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유영은 14일(이하 한국 시간)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열린 ISU 챌린저 시리즈 롬바르디아 트로피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0.82점 프로그램 구성 요소 점수(PCS) 59.6점을 합친 130.42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70.47점과 합친 총점 200.89점을 기록한 유영은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주니어 무대에서 활약한 유영은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꾸준하게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4회전) 살코 등 고난도 점프에 도전했다.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영은 한국 여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인정 받았다.

비록 수행점수(GOE)는 1.12점 깎였지만 기술 자체를 인정받으며 처음 트리플 악셀을 뛴 한국 여자 싱글 선수가 됐다. 또한 김연아(29) 이후 한국 여자 싱글 선수로는 세 번째로 국제 대회에서 총점 200점을 돌파했다. 

김연아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총점 200점 고지를 넘어섰다. 임은수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5.57점을 받으며 김연아 다음으로 200점을 돌파한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됐다.

▲ 유영 ⓒ 조영준 기자

유영은 만 11살에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당시 '신동'으로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던 그는 이 대회에서만 세 번(2016, 2018, 2019) 우승했다.

그러나 국제 대회 성적은 경쟁자인 임은수(16, 신현고) 김예림(16, 수리고)와 비교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데뷔했지만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슬로바키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그는 마침내 시상대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3월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6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눈물을 흘렸다.

올 시즌 시니어로 무대를 옮긴 유영은 지난달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19년 필라델피아 서머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다. 본격적인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앞둔 그는 이번 롬바르디아 트로피에 도전했다.

유영은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영화 '에비타'의 OST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극적으로 성공시킨 트리플 악셀이었다. 빙판을 빠르게 활주한 유영은 빙판을 힘껏 박차고 공중으로 떠올랐다. 3회전 반인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지만 랜딩에서 크게 흔들리며 성공에 실패했다. 유영은 이 기술에서 수행점수가 2.56점 깎였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를 깨끗하게 뛴 유영은 트리플 러츠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 없이 해냈다. 이 기술에서는 1.53점의 높은 수행점수를 챙겼다.

후반부에 배치된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유영은 1점이 넘는 수행점수를 받았다. 트리플 플립은 점프의 에지가 모호하다는 어텐션 판정이 지적됐지만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살코 + 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며 이를 만회했다.

▲ 오른쪽부터 2019년 ISU 롬바르디아 트로피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유영과 우승자 안나 쉐르바코바, 은메달리스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 ISU 롬바르디아 트로피 중계 화면 캡쳐

비점프요소에서는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에서 최고 등급인 레벨4를 받았다. 플라잉 싯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은 레벨3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꿈의 점프'인 쿼드러플 러츠를 깨끗하게 뛴 안나 쉐르바코바(러시아)가 차지했다. 그는 점프 가운데 가장 어려운 점프인 러츠를 4회전으로 처리하며 218.2점을 받았다. 214.38점을 받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러시아)는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김예림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잦은 실수로 116.95점에 그쳤다. 총점 182.6점을 받은 김예림은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차준환은 15일 캐나다 오크빌 식스틴 마일 스포츠 콤플레스에서 열린 2019년 피겨스케이팅 어텀 클래식 인터내셔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8.31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77.9점을 합친 146.21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84.23점과 합친 총점 230.44점을 받은 차준환은 4위에 그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시즌 첫 대회에서 새 프로그램 점검에 나선 차준환은 새로운 고난도 점프인 쿼드러플 플립을 시도했다. 러츠 다음으로 어려운 플립을 실전 경기에서 시도했지만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 : 점프의 회전이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지적됐다.

▲ 차준환 ⓒ 곽혜미 기자

올림픽 2연패(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 빛나는 하뉴 유즈루(일본)는 279.05점을 받으며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62.47점을 기록한 케빈 아이모즈(프랑스)는 은메달을 목에 걸렀고 키건 메싱(캐나다, 256.02점)은 그 뒤를 이었다.

도지훈(16, 신현고)은 이날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2019~2020 ISU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했다. 총점 141.71점에 그친 도지훈은 14위에 머물렀다.

한편 이 대회를 마친 유영은 17일부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ISU 챌린저 시리즈 US인터내셔널에 출전한다. 차준환은 다음 달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 트로피에 나선다.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 1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위서영(14, 도장중)은 18일부터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진행되는 ISU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 출전한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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