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진(가운데)을 비롯한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모처럼 '완전체'를 이룬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세계 랭킹 9위)이 2019년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월드컵 대회에서 2연패에 빠졌다.

한국은 15일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여자 배구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세계 랭킹 10위)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17-25 26-24 23-25 23-25)으로 졌다.

전날 1차전에서 한국은 세계 최강 가운데 한 팀인 중국(세계 랭킹 2위)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중국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주역들이 모두 모였다. 세계 최고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인 주팅(터키 바키프방크)을 비롯해 2m가 넘는 미들 블로커 위안신웨 등이 버틴 중국의 벽은 매우 높았다.

중국은 이기기 벅찬 상대였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은 첫 승이 가능한 팀이었다.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모인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첫 승에 도전했다. 한국은 1세트를 제외한 매 세트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접전을 펼쳤다.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잡은 한국은 3세트에서 먼저 20점 고지를 넘었다. 23-20으로 앞서며 전세를 뒤집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올해 내내 이어진 '뒷심 부족'은 이번 대회에서도 극복하지 못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집중력 높은 강타로 연속 점수를 올렸다. 반면 한국은 치명적인 공격 범실이 나오며 내리 5실점을 허용했다.

승부처인 3세트를 내준 한국은 4세트에서 23-23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리베로 김해란의 리시브가 흔들렸고 미들 블로커 박은진(KGC인삼공사)이 뼈아픈 2단 연결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세터 이다영(현대건설)의 판단 미스도 패인의 원인이 됐다.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은 '김연경 의존도'에서 탈피하기 위해 발버둥 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재영(흥국생명) 김희진(IBK기업은행)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토털 배구'에 녹아드는 듯 보였다.

▲ 김연경(왼쪽)과 김수지 ⓒ FIVB 제공

그러나 승부처에서 나오는 범실은 여전했다. 세계 정상권 팀은 중국은 물론 도미니카공화국도 좀처럼 실책을 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치고 올라갈 상황에서 나오는 범실이 여전히 발목을 잡았다.

2패를 기록한 한국은 16일 저녁 일본(세계 랭킹 6위)을 만난다. 일본은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첫 경기에서 일본은 도미니카공화국을 3-1로 눌렀다. 2차전에서는 러시아(세계 랭킹 5위)와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190cm가 넘는 장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187cm인 이와사카 나나가 최장신이다. 일본은 높이가 낮은 대신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오는 조직력과 수비가 일품이다. 러시아와 경기에서도 악착같은 수비로 러시아의 고공강타를 셀 수 없이 걷어 올렸다.

한국은 지난달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1-3으로 졌다. 이 대회에 출전한 일본 멤버는 대부분 10대 선수들도 구성됐다. 180cm가 넘는 선수는 극히 드물었지만 전광석화 같은 빠른 플레이와 끈끈한 조직력으로 한국, 태국을 무너뜨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기본기와 조직력 그리고 수비를 강조하는 일본 배구의 계보는 탄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김연경(터키 엑바시바쉬) 같은 세계적인 공격수는 없지만 조직력 배구의 중심인 세터와 리베로에서 계속 우수한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다.

한일전에서 요주의 인물은 일본의 주포 이시이 유이다. 이시이는 러시아와 경기에서 팀 최다인 27득점을 올렸다.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 MVP를 거머쥔 이사카와 마유도 20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173cm 단신 공격수인 이시카와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괴롭혔다. 키는 작지만 높은 점프력과 빠른 스윙으로 한국 코트를 맹폭했다.

▲ 일본의 173cm 단신 주공격수 이시카와 마유 ⓒ FIVB 제공

2연패에 빠진 한국은 분위기를 반등할 기회를 맞이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승부처에서 연속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점이다. 한국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대륙간 예선 러시아전에서 다 이긴 경기를 내주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과 펼친 준결승에서도 20점 이후 승부에서 밀리며 결승 진출 좌절이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한국은 중국과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리시브가 흔들릴 때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또한 승부처에서 나오는 치명적인 범실이 패배로 이어졌다. 세터진의 선전과 안정된 리시브 그리고 일본의 빠른 플레이를 봉쇄할 강한 서브와 블로킹이 승부의 관건이다.

한편 SPOTV+와 SPOTV NOW는 16일 오후 7시 20분부터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월드컵 3차전을 위성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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