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파 3사의 연합 콘텐츠플랫폼 '웨이브'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출범을 알렸다. 왼쪽부터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박정훈 SBS 사장,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웨이브'가 지상파 3사의 위기를 극복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까. 3사 사장들은 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동시에 정부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16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콘텐츠 웨이브 주주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웨이브'는 SK브로드밴드 '옥수수(oksusu)'와 지상파 3사가 설립한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을 통합한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로 오는 18일 공식 출범한다. SK텔레콤을 1대 주주로 하고 지상파 3사가 각각 23.33%의 지분을 갖는다.  

'웨이브'는 국내 OTT 최초로 대작 드라마에 투자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본격 나선다. 오는 2023년까지 총 30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전유물로 여긴 대작 오리지널 분야뿐 아니라, 출범 초기에는 지상파 방송 3사 대작 드라마에 투자하고 방송 편성과 함께 OTT 독점 VOD로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날 '웨이브'는 오는 2023년까지 500만 명 규모의 유료가입자를 유치, 유료 OTT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6일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희재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내 OTT 시장의 선도자로 다른 OTT 사업자를 비롯해 콘텐츠 업계 등과 공정한 경쟁, 유기적 교류와 협력을 해달라"고 '웨이브'에 미디어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당부했다.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장이 16일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희재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해외 OTT를 이용하는 국민이 국내 OTT 이용자의 2배 가까이 됐다. 이 시점에 국내 방송사와 통신사가 손을 맞잡은 '웨이브' 출범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하며 "방통위는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간 상호 협력을 지원하고 융합 환경에 맞는 새 제도를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공공성 강화와 함께 새로운 산업의 혁신성이 미디어 생태계 전체에 스며들 수 있게 혜안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3사들은 '웨이브'를 통해 수익원과 플랫폼 저변을 확대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웨이브'의 출범으로 지상파 위기를 뚫고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형 먹거리"라고 '웨이브'를 비유하며 "외국 고위 관계자들과 한류 콘텐츠인 드라마와 예능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한다. 그런 만큼 다시 한번 한류 콘텐츠를 부활할 수 있는 시작이 웨이브 출범이라고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 양승동 KBS 사장이 16일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희재 기자

최승호 MBC 사장 또한 "콘텐츠는 글로벌하게 완전히 개방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웨이브'는 "미래의 한국 방송 콘텐츠가 단순히 해외 OTT로부터 잠식을 피하는 게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 본류 글로벌 콘텐츠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큰 결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선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여전히 지상파 방송들이 가지고 있는 규제 수준은 상당히 높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러가지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머리부터 꼬리까지 규제 받고 있다"면서 "글로벌한 OT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 등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라고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 최승호 MBC 사장이 16일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희재 기자

최승호 MBC 사장은 "한류가 국제적으로 다시 부는 중요한 이 시기에 콘텐츠가 결합해 빅뱅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정부에서도 물이 들어올 때 배를 저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 그렇다면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명실상부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박정훈 SBS 사장이 16일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희재 기자

박정훈 사장도 정부의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기존 넷플릭스뿐 아니라 오는 하반기 디즈니(월트디즈니컴퍼니)가 새로운 OTT(디즈니플러스)를 내놓는다. 강력한 콘텐츠로 무장한 기업들과 싸워나가야 한다"면서 "지상파 3사가 과거보다 힘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맨파워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또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오는 하반기, 9월 이후 SBS 재산 모두 끌어모아 킬러콘텐츠를 만드는 데 투자하고 있다"면서 "곧 성과가 나오고 '웨이브'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제2의 런닝맨' '제2의 모래시계'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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