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경기에서 볼 판정 시비로 퇴장을 당한 브라이스 하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열혈남’ 브라이스 하퍼(27·필라델피아)는 감정 표현과 퇴장이 익숙한 사나이다. 16일(한국시간)도 그랬다. 하지만 하퍼도 이번에는 억울한 점이 있는 것 같다.

하퍼는 16일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경기에 선발 3번 우익수로 출전했으나 2타수 2삼진을 기록한 채 4회 퇴장 명령을 받았다. 4회 볼 판정이 발단이었다. 하퍼는 보스턴 선발 릭 포셀로의 91마일(146㎞) 몸쪽 패스트볼을 그냥 지켜봤다. 그런데 게이브 모랄레스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삼진이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퍼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지만 별다른 마찰 없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호스킨스 타석 때 갑자기 모랄레스 주심이 필라델피아 더그아웃을 향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하퍼가 대상자였고, 항의하던 게이브 케플러 필라델피아 감독까지 한꺼번에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보스턴에 졌다. 뼈아픈 패배였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인 필라델피아는 와일드카드 레이스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와일드카드 레이스 2위인 시카고 컵스와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경기가 중반을 지나기도 전에 하퍼는 퇴장을 당했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없었다.

하퍼는 경기 후 억울함을 한가득 드러냈다. 하퍼는 “나는 이 판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나는 ‘저기요, 이건 스트라이크가 아닌데요’라는 식으로 쳐다봤는데, 그(주심)는 ‘바보야, 맞아’라는 듯이 쳐다봤다”면서 “돌아와서 ‘그가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비디오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분을 삭이지 못한 하퍼는 ‘F’가 들어간 욕을 섞어 “전혀 아슬하지도 않았다”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모랄레스 주심은 기다렸다는 듯이 퇴장을 선언했다. 하퍼는 “누구도 퇴장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 말을 하고도 나는 퇴장을 당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어떤 심판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며 퇴장 처분이 과했다고 주장했다.

비디오와 스탯캐스트 분석 결과 이 공은 볼이었다. 존에 들어가지 않았고, 어쩌면 하퍼의 말처럼 ‘아슬하지도’ 않았다. 모랄레스 주심은 경기 후 논평을 거부했다. 하퍼는 “이런 경기에서는 심판들도 더 잘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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