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이 유력한 저스틴 벌랜더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생애 세 번째 최우수선수(MVP) 등극이 유력시되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2위권 후보들의 성적에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주목받는 선수는 저스틴 벌랜더(36·휴스턴)다.

LA 에인절스는 “트라웃이 오른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고 16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트라웃은 최근 오른발의 지간신경종 증세로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접는다.

에인절스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트라웃도 내년을 대비해 일찌감치 수술을 받는 게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거의 잡았던 MVP 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다. 2014년과 2016년 MVP에 오른 트라웃은 올 시즌 MVP 트로피에 이름을 다 적은 상태였다. 그러나 시즌아웃으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하다.

트라웃은 시즌 134경기에서 타율 0.291, 45홈런, 104타점, 11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83을 기록했다. 수비도 건재했다. 현재까지는 비율로나 누적으로나 압도적인 수치였다. 하지만 이제는 기록을 쌓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2010년 조시 해밀턴(당시 텍사스)이 133경기를 뛰고 MVP를 차지한 전례는 있지만, 적은 경기 수는 부담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트라웃이 가장 유력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잔더 보가츠(보스턴) 등 2위권과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실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트라웃(8.6)은 브레그먼(7.4)에 한참 앞서 있다. 브레그먼이 시즌 막판 미친 듯한 활약을 보이지 않는 이상 트라웃 표심을 뺏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하지만 변수가 브레그먼 하나는 아니다. 투수 쪽에서는 벌랜더가 치고 올라왔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벌랜더는 MVP 레이스에서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투수에 박한 표심과 더불어 벌랜더의 성적도 아주 특별하다고 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기 맹활약을 펼치면서 수상 가능성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벌랜더는 후반기 노히터 경기 한 차례를 포함, 12경기에서 79⅓이닝을 던지며 8승2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시즌 전체 성적은 31경기에서 18승6패 평균자책점 2.58이다. 206이닝에서 탈삼진 275개를 기록했다. 벌랜더의 남은 등판은 최소 2번, 최대 3번이다. 20승에 300탈삼진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면 투표인단에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벌랜더는 디트로이트 소속이었던 2011년 34경기에서 무려 251이닝을 소화하며 24승5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다. 당시 사이영상은 물론 MVP까지 석권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유력한 가운데 MVP 투표에서도 얼마나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