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가운데)과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세계 랭킹 9위)이 '요코하마 대첩'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달 안방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 2군에 충격의 패를 당했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일본 최정예 멤버들을 꺾고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16일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아레나에서 열린 2019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여자배구 대회 3차전에서 일본(세계 랭킹 6위)에 세트스코어 3-1(23-25 25-19 25-22 27-25)로 역전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중국(세계 랭킹 2위) 도미니카공화국(세계 랭킹 10위)에 모두 져 2연패에 빠졌다. 2차전인 도미니카공화국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반드시 이겨야할 상대인 일본을 꺾고 이번 대회 첫 승을 챙겼다.

한국은 지난달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1-3으로 졌다. 당시 이 대회에 출전한 일본은 최정예 멤버가 아니었다. 1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팀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노렸다.

▲ 2019년 FIVB 월드컵 일본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김희진 ⓒ FIVB 제공

한국은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이 추구한 '토털 배구'를 모처럼 활기차게 펼쳤다. 정예 멤버가 모두 출전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쉬)-이재영(흥국생명)-김희진(IBK기업은행)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불을 뿜었다. 또한 그동안 아쉬웠던 중앙이 살아나며 높이를 장악했다.

주전 세터 이다영(현대건설)은 안정적인 토스와 다양한 볼 배분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주전 선수 모두가 자신의 기량을 발휘한 한국은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일본과 통산 상대 전적에서 54승 90패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상대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보였다.

이재영은 팀 최다인 26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연경은 22득점을 올렸고 김희진은 17점을 기록했다. 미들 블로커 김수지(IBK기업은행)는 블로킹 득점 6점을 포함한 11점을 올렸다. 

라바리니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 김연경 이재영 미들 블로커에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에 김희진 세터에 이다영 리베로에 오지영(KGC인삼공사)을 선발로 내보냈다.

1세트에서 두 팀은 점수를 주고 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17-17에서 한국은 김수지의 재치 있는 밀어넣기와 블로킹으로 먼저 20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며 일본에 연속 5실점을 허용했다.

20점을 넘은 뒤 한국은 계속 역전을 허용하는 약점을 노출했다. 1세트에서 한국은 20점 이후 치명적인 서브 범실이 2개나 나왔다. 뒷심 싸움에서 밀린 한국은 1세트를 23-25로 내줬다.

▲ 2019년 FIVB 월드컵 일본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김연경 ⓒ FIVB 제공

2세트에서 한국은 이재영과 김희진의 공격은 물론 김수지의 블로킹이 맹위를 떨쳤다. 김수지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서브에이스가 터진 한국은 16-12로 앞서갔다. 일본은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MVP인 19살 신예 이시카와 마유의 공격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김수지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알토란 같은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이재영과 김희진의 결정타가 터지며 2세트를 25-19로 잡았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의 상승세는 3세트로 이어졌다. 한국은 이재영의 연속 공격 득점과 김수지의 서브에이스로 17-12로 리드했다. 일본은 주공격수인 이시이 유키를 빼고 고가 사리나를 투입했다. 고가는 재치있는 연타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일본은 조금씩 점수 차를 좁혔다.

일본은 19-21까지 추격했지만 한국에는 해결사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연속 백어택 득점을 올리며 일본의 추격을 뿌리쳤다. 23-22에서 김연경은 세트를 마무리 짓는 연속 득점을 올렸고 한국이 세트스코어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한국은 4세트 초반 이재영과 김희진의 연속 득점으로 8-4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일본은 연속 블로킹 득점을 올리며 9-9 동점을 만들었다. 자칫 역전을 허용할 상황에서 한국을 구한 이는 이재영이었다. 이재영은 강타는 물론 재치있는 연타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 2019년 FIVB 월드컵 일본과 경기에서 리시브하는 이재영 ⓒ FIVB 제공

한국은 18-15로 앞선 상황에서 김희진은 천금 같은 단독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김연경의 블로킹으로 20점 고지를 먼저 넘은 한국은 24-19로 앞서며 승리에 한걸음 다가서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시카와의 예리한 서브에 한국의 리시브는 흔들렸고 일본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올림픽 대륙간 예선 러시아전에서 막판 역전을 허용한 악몽에 다시 시달렸다. 일본은 순식간에 5연속 득점을 올렸고 24-24 듀스를 만들었다. 

일본은 25-24로 전세를 뒤집었고 한국은 5세트로 갈 위기에 몰렸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다영은 일본의 추격에 제동을 거는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또한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서브에이스까지 꽂아넣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18일 러시아와 4차전을 펼친다. SPOTV와 SPOTV NOW는 18일 오후 12시 20분부터 한국과 러시아가 맞붙는 월드컵 여자배구 경기를 위성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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