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는 잔여경기에서 5할 승률만 거두면 정규시즌 우승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앉아서 매직넘버 하나를 지웠다. 선수단이 체감하는 것만큼 상황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다. 지금 SK에 필요한 것은 긴장이 아닌, 굉장히 단순한 논리다.

2위 싸움으로 관심을 모았던 16일 잠실 키움-두산전은 키움의 6-3 역전승으로 끝났다. 선두 SK와 2위 키움과 경기차가 3.5경기로 조금 줄어들었지만, 두산이 패하면서 SK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6’으로 줄었다. SK가 10경기를 남긴 가운데 단순하게 확률적으로만 계산하면 SK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8월 이후 경기력이 처지고 있는 SK지만 그간 벌어둔 것이 많다. 84승49패1무(.632)를 기록해 여전히 선두다. 2위권 팀들의 추격에 시달렸으나 14일 두산과 맞대결에서 극적인 7-6 역전승을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사실상 이 경기에서 올 시즌 정규시즌 1위 다툼이 끝났다는 평가도 많다. 

단순하게 생각해 SK가 남은 10경기에서 5할 승률만 한다고 해도 우승 가능성은 거의 100%에 이른다. 이 경우 SK는 89승(승률 0.622)을 확보할 수 있다. 5경기가 남은 키움은 전승을 해도 SK를 추월할 수 없다. 두산은 남은 11경기에서 전승을 하는 게 유일한 추월 가능 선택지다. SK가 제풀에 무너지지 않는 이상 산술적으로 뒤집기 힘든 격차다.

이처럼 유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SK의 최근 경기력에는 조바심을 엿볼 수 있다. 1위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클럽하우스를 휘감고 있다. 적당한 긴장은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긴장은 경기력에 해가 되기 마련이다. 한 코칭스태프는 “5할만 하자고 그렇게 말을 해도 선수들이 느끼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흐름이 또 다르다. 지난해는 정규시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위를 지키는 흐름에서 시즌이 끝났다. 올해는 한국시리즈 직행이 걸렸다. 그런데 SK 선수단은 대다수가 정규시즌 1위를 끝까지 지킨 경험이 없다. 어떻게 보면 나름의 팀 성장통이다. 이겨내고 값진 경험을 쌓아야 선수단의 힘으로 흡수될 수 있다. 

급할 이유가 없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마운드는 여전히 강력하다. 타선도 최근 점차 살아나는 흐름이다. 앞으로 대진이 나쁘지도 않다. 16일과 17일 이틀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SK는 19일 두산과 더블헤더, 20일 키움과 3연전에서 2위권과 격차 벌리기에 도전한다. 그 후로는 한화, KT, 삼성 등 5위 아래 팀과 대진이다. 

설사 두산, 키움과 3연전을 그르쳐도 승률 5할은 충분히 기대할 만한 매치업이다.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만 없으면 된다. 때로는 단순하게 가는 게 도움이 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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