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메츠 신인 강타자 피트 알론소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채널 ESPN '선데이나이트 베이스볼' 경기 도중 방송된 영상에서 WRC+의 뜻을 추측하고 있다. ⓒESPN 방송 캡처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수학적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의 도입으로 메이저리그에는 많은 두문자어(acronym·낱말의 머리글자를 모아서 만든 준말)들이 속출하고 있다.

출루율을 뜻하는 OBP(On-Base Percentage) 또는 이닝당출루허용수를 뜻하는 WHIP(Walks and Hits per Inning Pitched) 등은 이미 대부분의 선수와 야구팬들도 알고 있는 용어들이다. 그러나 좀 더 세분화한 세이버메트릭스 용어들은 웬만한 야구팬들에게 생소할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뉴욕 메츠 경기는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미국 전국에 생중계됐다.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ESPN은 다저스와 메츠 선수들에게 세이버메트릭스 전문 용어들을 묻는 영상을 방송에 내보냈다. 다저스 선수 중에는 켄리 잰슨, 코디 벨린저, 맥스 먼시, 워커 뷸러, 키케 에르난데스 등이 출연했고 메츠 선수 중에서는 피트 알론소, 토드 프레지어, 노아 신더가드 등이 질문에 답했다.

ESPN은 출연선수들에게 낱말 맞추기 형식으로 FIP, wOBA, wRC+ 등 용어의 알파벳 첫 글자만 알려주고 나머지 뜻을 질문했다. 출연한 선수들 대부분은 용어들의 뜻을 추측하며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wOBA(가중출루율:Weighted On-Base Average), wRC+(조정득점생산력:Weighted Runs Created Plus) 등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 LA 다저스 투수 워커 뷸러 ⓒESPN 방송 캡처

이 영상에 출연한 선수들 중 다저스 투수 워커 뷸러 만이 유일하게 모든 질문에 정답을 제시했다. 뷸러는 다저스 선수들 중에서도 세이버메트릭스 자료들을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팀 동료 키케 에르난데스는 wRC+를 묻자 "뷸러가 말한 것이 정답일 것"이라고 웃으며 응답했다. 그리고 에르난데스는 wOBA는 가중출루율(Weighted On-Base Average)이라고 올바르게 대답하면서도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하지만 연봉 중재시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장난 섞인 응답을 내놓았다.

▲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 ⓒESPN 방송 캡처
야구는 분화하고 진화하고 있다. 이를 수학적,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들도 나날이 발전하고 세분화하고 있다. 그러나 세이버메트릭스가 아직 많은 팬들과 선수들 사이에 깊숙하게 침투하지는 못하고 있다. 공식 자체가 어렵고 가중치를 두는 부문에서 세계 공통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대중화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 알고 나면 재미있고 그 의미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기도 하지만, 보통의 팬들이나 선수들이 세이버메트릭스의 세계에 빠져들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직은 야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인 듯하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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