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LG의 새 마무리로 맹활약을 펼친 고우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상위권에 위치한 팀들을 보면 대부분 뒤가 강하다. 우리도 그런 점이 달라졌다”

류중일 LG 감독은 2018년과 2019년을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으로 불펜을 뽑는다. 야수들은 지난해부터 확실한 주전감을 점찍고 꾸준히 기회를 밀어줬다. 선수 구성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드라마틱하게 변한 것은 불펜이었다. 지난해 8위였던 LG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과정은, 얼굴과 경기력 모두 달라진 불펜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로 자리를 잡은 고우석을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았다. 지난해 27세이브를 기록한 정찬헌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고우석은 16일 현재 시즌 61경기에서 8승2패3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35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15일과 16일에는 이틀 연속 포아웃 세이브로 진가를 과시하기도 했다.

고우석뿐만이 아니다. 신인 정우영도 예상치 못한 새 필승조 요원이었다. 시즌 53경기에서 64이닝을 던지며 4승5패1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LG의 불펜이 뒤숭숭할 수밖에 없을 당시 혜성처럼 나타나 힘을 보탰다. 고우석과 정우영은 아직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LG의 어깨춤은 더 흥이 난다.

그 외에 김대현도 불펜 3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좌완 원포인트 진해수도 69경기에 나가 꾸준하게 공헌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송은범도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송은범은 이적 후 20경기에서 4개의 홀드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 사이에서 베테랑의 힘을 보태달라는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LG의 불펜이 리그에서 몇 위 정도의 전력이냐는 질문에 “나는 잘 모르겠다”고 확답을 피하면서도 “주위에서 다 강하다고 하지 않나”고 껄껄 웃었다. 농담을 섞었지만 달라진 불펜에 대한 은근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실제 LG의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은 5.62로 리그 9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3.66으로 리그 3위까지 점프했다. 1위 키움(3.48), 2위 SK(3.65)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불펜 패전(15패)은 리그에서 가장 적다.

역설적으로 그 힘을 포스트시즌까지 끌고 가야 하는 고민이 있다. 류 감독도 16일 kt전에서 이긴 뒤 “MVP는 단연 고우석”이라면서도 “고우석을 비롯해 정우영, 송은범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자기 몫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달라진 LG 불펜이 가을무대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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