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앞두고 있는 kt 배제성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t 우완 배제성(23)은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뜨거운 새 얼굴이었다. 2015년 지명 이후 단 1승도 없었던 배제성은, 올해 27경기에서 9승(10패)을 거두며 10승 투수를 목전에 뒀다.

선수 개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배제성의 기량을 유심히 살피고 기회를 준 kt 코칭스태프의 안목이 빛났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해 가을 캠프까지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던 배제성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개막 로스터에 승선한 배제성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이제는 kt의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이강철 감독은 “10승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다. 배제성은 꼭 10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배제성은 남은 두 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이 목표에 도전한다. 16일 수원 LG전을 앞두고 만난 배제성은 “승리는 동료들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배제성은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정말 많은 지도자분들이 나에게 기회를 주셨다. 하지만 내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강철 감독 이전에도 자신을 믿었던 많은 지도자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가는 듯했다. 모든 지도자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트레이드로 kt에 온 것도 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배제성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덕이었다. 트레이드 당시까지만 해도 1군 경력이 일천했던 배제성은 “kt와 경기 결과가 좋았는데, 1~2이닝을 던졌을 때 구속이 150㎞ 나왔다. 이상하게 그때 구위가 좋았다”면서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해주시고 꾸준히 기회를 주셨으니 감사한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명을 해준 롯데도 여전히 감사한 대상이다. 성남고 3학년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배제성은 3학년 성적이 하나도 없었다. 프로 지명도 포기하고 있었다. 당시 몇몇 구단이 배제성을 육성선수로 뽑는다는 계획 하에 비밀리 움직였지만, 정작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당시 배제성을 9라운드 전체 88순위로 지명했다.

배제성은 “지명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육성선수 생각도 했고, 군대를 일찍 다녀올까도 생각했다. 대학도 선택지였지만, 3학년 성적이 하나도 없어서 4년제는 생각도 못할 상황이었다. 2년제 대학도 알아보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김해님 롯데 스카우트께서 나를 많이 보셨다고 하더라. 그 덕에 지명이 될 수 있었고 지금도 감사드린다. 내가 지금 프로에서 뛸 수 있었던 것은 스카우트님과 롯데 구단 덕”이라고 은혜를 잊지 않았다.

팀이 5강 다툼에서 밀려나는 추세지만 배제성은 아직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배제성은 “마운드 분위기가 좋다. 끝까지 해보자는 의지로 뭉쳤다”고 포기라는 단어를 경계했다. 아쉬움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는 배제성이나 팀이나 매한가지다.

시즌 9승과 직전 등판(12일 NC전 패전)을 바꾸고 싶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 배제성은 “어제 잘했다고 오늘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어제 못한 것을 오늘까지 끌고 오지 않으려고 한다"며 시즌 마지막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자신을 아낀 모두에게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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