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 통증으로 3개월 이상 재활에 매달린 강지광은 조만간 앞으로 나아 가는 단계를 밟는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예상보다 표정은 밝았다. 기약 없는 재활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지어낼 억지 미소는 아니었다. 강지광(29·SK)의 가슴에 아직은 희망이 요동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투수 전향 2년차인 강지광은 올 시즌 뚜렷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즌 25경기에서 27⅓이닝을 던지며 2승4패6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연착륙 가능성을 증명했다. “과연 될까”라는 회의적 시선은, 150㎞를 웃도는 강속구가 깨끗하게 날렸다. 때로는 1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SK 불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러나 그때 부상이 찾아왔다.

어깨 쪽에 통증이 생겼다. 일반적인 투수라면 만성적으로 안고 갈 만한 통증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사실상 이제 막 투수를 시작한 강지광은 겁이 났다. 그렇게 6월 16일 NC전 등판 이후 1군에서 사라졌다. 아직 정식 투구를 재개하지도 못했다. 사실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최악의 경우 수술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다림의 연속이다. 

강지광은 “처음으로 어깨가 아팠다. 생각보다 재활이 오래가고 있다”고 멋쩍게 웃으면서 “고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공을 던지다보니 아무래도 데미지가 있었던 것 같다. 10년 만의 전력투구였고, 연투도 해야 했다. 또 2군과 1군은 또 달랐다”고 했다. “어깨에 스트레스는 없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내가 관리에 소홀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강지광의 얼굴에는 잠시 아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점차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40~50미터 캐치볼을 꾸준하게 소화했다. 이 단계에서도 통증이 있어 중단한 적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구단도 통증이 있으면 바로 투구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강지광은 “상태가 많이 좋아져 조만간 하프피칭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운드에서 50%의 힘으로 던지고, 문제가 없다면 다시 정상피칭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수 스스로가 이겨내야 한다. 염경엽 SK 감독은 “선수가 극복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래야 내년에도, 앞으로도 공을 던질 수 있다. 설사 올 시즌에 뛰지 못한다고 해도 기다리겠다”고 했다. 강지광은 “꼭 돌아가겠다”고 화답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팬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았던 그 ‘짜릿함’을 잊지 못했다. 격려에서 얻은 자신감을 최대한 빨리 마운드에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다.

강지광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박수를 받았던 3개월이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시기이기도 했다. 메커니즘과 몸이 예전에 훈련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망설임없이 말했다.

가을야구는 장담할 수 없지만 여전히 꿈이다. 강지광은 “가을야구에 뛸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사실 가장 괴로웠다. 그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회를 어릴 때부터 꿈꿨다”면서 “열심히 하다보니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욕심으로부터 지금은 조금 자유로워졌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마음 편하게 먹고 하는 것까지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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