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메기'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이옥섭 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단편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독립영화계 기대주 이옥섭 감독의 첫 장편 '메기'가 개봉을 앞두고 첫 선을 보였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메기'(감독 이옥섭)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시민평론가상, 올해의 배우상(이주영) 등 4관왕에 올랐다.

'메기'는 '4학년 보경이',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걸스온탑' 등 단편을 통해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유머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던 이옥섭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옥섭 감독은 "국가인권위원회의 14번째 영화다. 어려서부터 인권 영화를 보고 자랐고 나도 저런 인권영화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운좋게 '청년'의 키워드를 주시고 경쾌한 영화를 이야기하셔서 그렇게 됐다"면서 "병원에거 소요한 밤 간호사가 고민스러운 얼굴로 어항을 바라보는 이미지에서 영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극중 등장하는 물고기 '메기'를 제목으로 삼고, 영문 제목도 음가를 그대로 따와 'Maggie'로 지은 이옥섭 감독은 "생선 그 이상의 존재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항에 걸맞지 않은 물고기가 들어있는 이미지가 저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기는 생명력이 질기다. 더러운 물에서도 살아남는다. 예민하기도 해서 지구의 지각변동을 먼저 느낄 수도 있다. 어쩌면 여자의 고민을 위로할 수 있겠다, 어쩌면 지구를 지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거치면서 메기를 주인공이자 제목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옥섭 감독의 팬이었다는 문소리는 "그전부터 이옥섭 감독님의 전작을 좋아한 팬이었다. 언젠가 작업할 기회가 있었으면 했다. 그저 작품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는 마음이었다"면서 "그럴 때 제안을 해주셨고, 분량에 상관없이 당신이 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너무 좋았던 현장이다. 기분 좋은 에너지,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며 "다들 비슷한 연령대인데 제가 조금 나이가 많았다. 후배들이 좀 어려워하는 것 같고. 마음의 짐을 안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본인의 캐릭터가 기존과 달라 보였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이옥섭 감독의 세계가 투영됐기 때문이라면서 "재미나는 순간을 만드는 에너지만큼 즐거운 것이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영 역 이주영에 대해 "이주영 배우는 처음 만났는데 대범하고 힘있는 여배우라는 걸 느꼈다. 이런 여배우를 만나 든든했다. 안정감이 있더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간호사 윤영 역을 맡아 극 전반을 이끈 이주영은 "모두가 가진 보편성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축이었다. 그걸 뒷받침할 이미지, 캐릭터를 뒷받침할 관계, 윤영이 놓인 상황과 배경들. 좋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온 것 같아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주영은 또 "독립영화계의 좋은 기류가 느껴진다. 그 물살 안에서 좋은 기운을 받으면서 작업했다. 영화를 완성하고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있고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고 복받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기분좋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윤영의 남자친구 성원 역 구교환은 "늘 재미있어 하는 것이 낯선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보는 쾌감이 있어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가장 큰 목적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26일이 되면 관객분들에게 편지를 드리는 마음이다. 설렌다. 그게 가장 좋다. 어떤 답이 오든 최선을 다해 쓴 편지이기에 후회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가은 감독의 2번째 장편 '우리집', 김보라 감독의 첫 장편 '벌새' 등 여성 감독의 영화가 주목받고 있는 터라 '메기'와 이옥섭 감독에 거는 기대가 더 남다르다.

이옥섭 감독은 "남자 신인 감독의 영화가 많이 나와도 남자 신인 감독이 많다고 말하지 않는다. 여성 감독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건 그만큼 여성 감독의 영화가 적었다는 뜻이 아닐까"라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꾸준히 만들고 있었는데 그 기류가 모여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저도, 다른 감독님들도 꾸준히 작업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운 좋게 시기가 맞았던 것 같다. 이것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앞 세대 감독님을 보고 영화를 하고 싶다 마음을 먹었다. 제 아래 친구들이 '벌새'나 '우리집', '메기'를 보고 나도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었으면 좋겠다. 이 기류가 태풍이 되어서 더 휘몰아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영화 '메기'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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