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펜 이동 후 호투를 펼치고 있는 마에다를 마무리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챔피언에 올랐다. 이 기간 동안 그들의 마무리는 항상 켄리 잰슨(32)이었고, 포스트시즌 마무리도 다르지 않았다. 

2010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잰슨은 17일(한국시간)까지 통산 297세이브를 기록했다. 300세이브가 코앞이다. 2013년, 2016년, 2017년은 1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예리한 컷패스트볼을 앞세워 리그를 평정했다. 

하지만 올해 다저스의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를 맡는 선수는 잰슨이 아닐 수도 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믿음, 그리고 선수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고정 마무리 체제가 아닐 가능성이 엿보인다. 조 켈리에 이어 마에다 겐타(31)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올해 선발로 뛰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불펜으로 옮긴 마에다는 좋은 활약을 이어 가고 있다. 3일 콜로라도전에서 4이닝 2실점, 9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차례 롱릴리프 임무가 끝난 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마에다를 중요한 상황에 쓰겠다고 공언했다. 마에다는 13일 볼티모어전에서 1이닝 무실점, 16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⅔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기대에 부응했다.

16일 뉴욕 메츠전은 상징적인 의미도 있었다. 다저스는 마무리 잰슨을 2-2로 맞선 8회 투입했다. 잰슨이 8회를 정리하고 팀이 리드를 잡자 다저스는 좌완 아담 콜라렉에 이어 마에다를 투입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마에다의 기록에 세이브가 올라간 배경이다.

현지에서도 마에다 마무리론이 힘을 얻는다. 잰슨은 올해 56경기에서 29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3.65에 이른다. MLB 데뷔 후 가장 높다. 잰슨은 릭 허니컷 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커터 위력 찾기에 올인하고 있고 실제 소득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완벽하게 신뢰를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마에다는 불펜에서 공격적인 승부로 시원시원하게 던지고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력으로 던지며 힘을 보탠다. “마에다가 불펜으로 가 1이닝을 던진다면 훨씬 더 좋은 투구를 할 것”이라는 그간의 이론에 부합한다. 팬들도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마에다가 잰슨보다 신뢰할 만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마무리는 마에다”라면서 지지를 보냈다.

물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마무리를 전격 교체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다저스로서는 어쨌든 잰슨이 정상을 되찾아 9회를 지키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2년 연속 미끄러진 다저스에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다. 마에다, 혹은 다른 선수들이 특정 상황에 잰슨을 대신해 마무리로 나서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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