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치무라 루이(위)의 등장으로 일본농구는 한국과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성장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스포티비뉴스=마카오, 맹봉주 기자] "일본농구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아시아 농구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2~3년 전만해도 아시아 농구는 중국과 이란이 양분했다. 한국은 바로 그 밑에서 아시아 최강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다. 요르단, 필리핀, 대만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일본은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졌다. 패스를 기반으로 한 아기자기한 농구가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결정적인 게 빠졌다.

농구는 결국 신장과 몸싸움이 중요한 스포츠. 일본의 약점은 여기에 있었다. 평균 신장이 낮은 일본은 매번 국제대회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요 몇 년 새 일본농구가 급격히 성장했다. 협회 차원에서 농구에 적극적인 투자가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싹수가 보이는 유망주들을 미국으로 보내 선진 농구를 배우게 했다.

그 결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올해 NBA(미국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치무라 루이(21, 203cm)가 전체 9순위로 워싱턴 위저즈에 지명됐다. 지난 시즌 NBA에 데뷔한 와타나베 유타(25, 206cm)도 있다. 두 선수 모두 일본 출신이지만 대학을 미국에서 보낸 후 NBA 진출에 성공했다.

▲ 터리픽12에서 필리핀 프로농구 팀을 상대로 활약하고 있는 김선형. 그도 일본농구의 성장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 KBL
▲ 중국 언론들은 중국농구가 퇴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 마카오는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프로 팀들이 참가한 '2019 동아시아 슈퍼리그 터리픽12'가 한창이다. 아시아 농구에서는 흔치않은 프로 팀들의 국제 대회니만큼 각국에서 온 기자들의 취재경쟁이 뜨겁다.

요즘 동아시아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두는 일본농구다. 특히 중국 언론의 걱정이 크다. 

중국은 얼마 전 안방에서 열린 농구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진출권도 이란에게 내주며 충격이 컸다. 몇몇 중국 기자들은 일본의 성장 속도를 "무섭다"고까지 표현했다. 조금씩 퇴보하고 있는 자국의 농구 현실과 비교해 부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중국 '유트란 스포츠'의 렌렌 기자는 "일본농구가 확실히 발전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에 맞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중국에선 이 점을 우려스럽게 본다"며 "반면 한국과 중국농구는 점점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진 '피지컬'이 일본농구를 바꿨다고 했다. "일본은 혼혈선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치무라도 혼혈이다. 앞으로 혼혈 선수가 더 나올 것 같다. 여기에 귀화 외국인 선수도 있다. 농구는 피지컬 싸움인데 여기서 일본이 앞서고 있다"고 일본농구를 분석했다.

이번 대회에서 서울 SK 소속으로 출전한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김선형(31, 187cm)의 생각도 비슷하다. 단, 김선형은 '피지컬'보다는 선진 시스템 도입이 일본농구를 바꿨다고 생각한다. 

김선형은 "하치무라나 와타나베가 등장하기 전인 3~4년 전만해도 우리가 일본과 붙으면 20점 차 이상으로 이겼다"며 "일본이 아시아 국가 중 선진시스템을 가장 빨리 흡수한 거 같다. 일본농구는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 이번 월드컵에선 전패했지만 하치무라나 와타나배같은 선수들이 더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일본농구를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 농구계는 긴장하고 있다. 자국농구 위기론에 그치면 바뀌는 건 없다. 이제 한국농구도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다.

스포티비뉴스=마카오,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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