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귀전에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SK 헨리 소사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염경엽 SK 감독은 "(부진 이전에도) 항상 기분은 좋았다"고 했다.

SK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4)는 항상 유쾌하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장수 외국인 선수의 여유도 느껴진다. 그러나 불안한 경기력에 미소가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생긴 물음표를 좀처럼 지우지 못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점도 있었지만, 문제점을 다 해결하지는 못한 양상이 걸린다.

올 시즌 브록 다익손(롯데)을 대신해 SK 유니폼을 입은 소사는 8월 이후 구위 저하에 시달렸다. 결국 9월 1일 LG전(2⅔이닝 5실점) 이후 보름 넘게 휴식을 가졌다.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는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6이닝 동안 6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소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그중 두 번은 190이닝 이상이었다. 내구성이 워낙 탁월한 선수지만 어깨에 피로가 누적되지 않는 게 이상할 수치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는 구직을 위해 윈터리그에서 뛰었고, 곧바로 대만으로 건너가 시즌을 소화했다. 대만에서도 매 경기 많은 이닝을 던졌다. 

SK도 영입 당시부터 이 변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8월 이후 구속은 물론 분당회전수(RPM)가 뚜렷하게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로테이션 펑크를 감수하고도 보름 이상의 장기 휴식을 준 이유다. 하지만 18일에도 확실한 반등은 없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대로에 가까웠다. 6회 등판을 마친 소사의 표정에 미소는 없었다.

경기 초반 투구 내용은 좋았다. 4회까지 포심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이 149㎞였다. 더러 150㎞를 넘겼다. 패스트볼 위주로 경기를 끌어가도 될 정도로 공에 힘이 있었다. 2회 스몰린스키에게 홈런 하나를 얻어맞았지만 실투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4회, 50구 이후부터는 구속이 구속이 14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맞아 나가는 맛도 예리해졌고, 확실히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났다. 4회 스몰린스키에게 맞은 2점 홈런은 패스트볼 승부 와중에 또 한 번의 실투라고 생각하더라도, NC 타자들은 더 이상 소사의 패스트볼에 당하지 않았다.

결국 4회부터는 NC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고, 6회에는 노진혁에게 솔로포를 맞는 등 6회까지만 6실점했다. 소사는 이날 3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는데 최근 5경기 연속 피홈런이기도 했다. 5경기에서 맞은 홈런만 8개에 이른다. 원래 뜬공 투수이기는 하지만 이적 초반보다 피홈런율이 높아졌다.

포스트시즌 활용도 고민에 빠져들었다. SK는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 그리고 소사가 확실한 스리펀치를 형성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전강후약 패턴이라면 6이닝을 기대하는 선발로 쓰기 어려울 수 있다. 잘 던지다가도 한 방에 무너지는 최근의 흐름은 벤치를 고민에 빠뜨릴 수밖에 없다. 강판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탓이다. 

다만 아직 시간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소사의 정규시즌 등판은 이제 한 번 남았다. 만약 SK가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다면 또 보름 이상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적어도 극도로 피로한 상황에서 시리즈를 맞이할 일은 없다. SK가 소사를 어떻게 관리할지, 소사가 생생한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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