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는 대전 코레일 선수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전, 이성필 기자] "이러다 대전 시티즌과 K리그2에서 지역 더비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어요."

18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3부리그 격) 소속의 대전 코레일과 K리그1 상주 상무가 프로와 아마추어 최강을 가리는 FA컵 4강 1차전으로 만났다.

대전 코레일은 내셔널리그 전통 강호로 꼽힌다. 1943녀 조선철도국 축구단이 모태다. 인천을 연고로 한국철도로 뛰다가 2014년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스포츠단이 대전과 연고지 협약을 맺으면서 대전 코레일이 됐다.

주전 중에서는 장원석, 지경득, 조석재, 김태은, 곽철호 등 K리그1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곽철호는 현재 K리그2에 있는 대전 시티즌과 상주에서 모두 뛰었던 이색(?) 경력도 있다.

이날 경기는 코레일이 류승우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종료 직전 이근원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1-1이 됐다. 10월 2일 2차전에서 다득점 무승부를 거둔다면 코레일 창단 사상 결승 진출도 가능하다.

결승에 오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코레일 관계자는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결승도 홈 앤드 어웨이 아닌가. 코레일 임직원들이 대거 응원을 나오지 않을까 싶다. 대전 시민들을 상대로도 적극 홍보를 하면 많이 보러 오지 않을까 싶다"며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결승전은 11월 6일과 10일로 예정됐다. 만약 결승에 오른다면 주중인 6일에 먼저 경기를 치른다. 주말에 치르면 훨씬 좋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일정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어떻게 할 방법도 없다.

김승희 코레일 감독은 "준결승 2차전이 10월 2일인데 하루 쉬고 4일에 전국체전에 나선다. 전국체전은 대전 대표로 나서는데 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치르기도 어렵다"며 정신력으로 험난한 일정을 견뎌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코레일 임직원 외에도 대전 시티즌 팬 일부도 보였다. 한밭종합운동장이 구도심의 중심에 있어 접근성이 상당히 좋다. 대전역에서도 걸어서 30분 이내 접근할 수 있다. 중심가 중 한 곳인 으능정이 거리와도 인접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내셔널리그가 축구협회 의도대로 디비전 시스템 구축에 따라 K3리그나 K리그2로 재편되면 코레일과 대전 시티즌의 지역 라이벌전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며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해결 과제도 만만치 않다. 코레일이 K3리그나 K리그2 어디에 편입될 것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또, 홈구장인 한밭종합운동장도 바로 옆에 있는 야구장 신축에 따라 2022년에 철거를 한다. 새로운 경기장을 찾지 못하게 되면 어느 리그에 들어가더라도 의미가 없다.

대전시 내에서는 현재 월드컵경기장이 위치한 유성구 인근에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아직 먼 이야기다. 이날 경기 시작 두 시간 전까지도 육상 꿈나무들이 트랙에서 연습하는 등 여전히 종합운동장 기능을 하고 있었다. 도시 재생의 성공으로 자리 잡은 성공한 DGB대구은행파크 등 사례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부지 활용 문제는 답보 상태다.

그래서 FA컵을 통한 인지 효과가 더 중요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4강에 오면서 꽤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결승에 간다면 코레일 축구단이 존재하는 이유를 더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김승희 감독도 "과거에 (리그에서) 5위로 올라가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육체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이 스포츠에서 중요하다"며 일단 일을 저질러 놓고 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대전,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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