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KIA 에이스 양현종(31)은 국가 대표 팀에서도 에이스 몫을 해야 한다. 

김경문 대표 팀 감독이 시즌 초반 그가 극심한 부진을 겪을 때 "앞이 깜깜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양현종이 대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올 시즌을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로 마쳤다. 평균자책점 2.29는 그의 통산 기록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양현종은 김광현(SK)과 함께 대표 팀의 기둥이 돼야 한다. 대표 팀이 꼭 잡아야 할 경기엔 두 투수가 출격할 것이 분명하다. 대표 팀 성적에 양현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크다.

여기에 또 한 가지 국제 대회 선전이 필요한 이유가 생겼다. 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양현종은 국가 대표 팀을 자신의 해외 진출 발판으로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시선은 양현종의 국제 대회 성적으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의 나이 때문이다. 양현종은 내년 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시간이 좀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 메이저리그를 노크하게 되면 만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도전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계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 양현종 ⓒ곽혜미 기자
익명을 요구한 A 구단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19일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양현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도전한다면 모를까 내년 이후를 생각한다면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분명히 나올 것이다. 만 33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지 않은 나이다. 안정적인 장기 계약을 제시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년 사이에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래서 국제 대회 성적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나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설 정도의 성과를 낸다면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의 문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A 스카우트는 "양현종이 어느 정도 대우를 원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안정적인 보장 계약을 원한다면 국제 대회에서 활약이 중요해질 것이다. 나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국제 대회 활약이 가장 빠른 길이다. 프리미어12와 도쿄 올림픽이 중요한 무대가 될수밖에 없다"면서 "양현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이미 모든 구단에 올라갔을 것이다.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양현종과 동갑인 마에다 겐타(LA 다저스)가 4년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도 보장 계약액은 크지 않았다. 20대의 나이였는데도 그랬다. 양현종에게도 비슷한 접근을 할 수 있다. 나이가 더 많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 있다. 그런 우려를 지우기 위해 남은 방법은 국제 대회 활약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 야구는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관중수가 크게 줄어들며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필요한 이유다. 2006년과 2009년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올 림픽에서 좋은 성과가 800만 관중 시대를 연 기폭제가 됐다는 데 이견은 없다. 이번 프리미어12와 도쿄 올림픽이 중요한 이유다.

그 중심에 양현종이 서 있다. 국제용 투수라는 것을 입증한다면 대표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양현종이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 시선이 그쪽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양현종의 위대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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