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투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웃지 못한 SK 김광현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위기라는 물속에서 허덕이던 SK를, 김광현(31)이 끄집어냈다. 그러나 그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로는 방법이 없었다. 

김광현은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불펜이 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며 팀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SK는 산술적으로 대단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력이 처지며 불안감도 있는 게 사실. 더군다나 앞서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 4-6으로 지며 초조한 상황이었다. 만약 2차전까지 패하면 2위권인 키움 및 두산과 경기차가 2.5경기로 좁혀지는 양상이었다. SK는 반드시 2차전에서 이겨야 했다.

타선 지원이 넉넉하지 않았다. 2회 로맥의 솔로포, 5회 김강민의 투런포로 3점을 지원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김광현이 버텨 SK는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김광현은 2회 김인태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리며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 그리고 5회 실책이 발단된 비자책점 하나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실점하지 않았다.

항상 고비였던 1~3회를 비교적 무난하게 넘긴 김광현은 5회부터 7회까지도 두산에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SK의 기백을 선보였다. 5~7회 모두 출루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후속타를 주지 않고 전광판에 0을 새겼다. 

이날도 김광현을 보기 위해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몰렸다. 총 6개 팀이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봤다. 사실 김광현은 이미 스카우트들에게 너무 잘 알려진 선수다. 아마도 스카우트들은 김광현이 이런 중압감 넘치는 경기에서 어떤 투구를 보여줄 것이냐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측면에서 쇼케이스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웃지 못했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다. 8회 김태훈이 오재일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해 순식간에 역전을 당했고, 서진용까지 9회 무너지며 순식간에 두산발 파도에 휩쓸렸다. 결국 팀은 3-7로 져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줬다. 자신의 승리가 날아간 것이 문제가 아닌 날이었다. 남은 등판에서 김광현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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