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식간에 비난 여론과 마주한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 ⓒ연합뉴스/EPA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지난날의 영광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어두운 전망에 쌓은 능력마저 의심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두고 하는 말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 프랑스)에 0-3으로 완패했다. 가레스 베일의 골이 비디오 분석(VAR) 결과 핸드볼 파울 판정을 받았고 카림 벤제마의 골도 오프사이드가 됐다.

단순한 패배로 치부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컸다. 레알은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4경기와 CL 1경기를 치렀다. 리그는 2승 2무를 거뒀고 CL는 완패로 시작해 불안감이 커졌다.

PSG전은 리그 4경기에서 감춰진 단점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레알은 4경기 모두 압도적이지 못했다. PSG전에서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것이다. 집중력 저하가 가장 컸고 수비진도 크게 흔들렸다.

지단 감독은 지난 시즌 중 레알로 복귀했다. 이미 레알에 누수가 생긴 상태에서 복원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에덴 아자르, 루카 요비치, 페를랑 멘디 등 외부 수혈도 대단했다.

그렇지만, 분위기는 얼음장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20일 'PSG전은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실점은 물론 한 번도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것이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팀 장악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매체는 '선수들이 승리에 대해 갈급한 느낌이 없다. 지단은 전술적 약점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카리스마에만 의존해 선수들의 감정 제어에 나섰지만, 효과는 떨어졌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PSG의 상황과도 극명하게 비교됐다. PSG는 네이마르가 징계로 나서지 못했고 에딘손 카바니, 킬리앙 음바페 등 공격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레알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반면 레알은 아자르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베일, 벤제마 등이 모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또,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가 모두 유기적이지 않아 볼이 제대로 돌지 않았다. 올 시즌 6경기 9실점으로 나쁜 수비력을 드러냈다. 지단이 복귀한 3월 이후 23경기 41실점이라는 구멍 난 수비 복원에도 실패했다. 그 결과  PSG는 20~30m 내에서 촘촘하게 움직이며 전술을 이행했지만, 레알은 40~50m로 벌어져 스스로 단절을 초래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도 지단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당장 감독 후보군에 조제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부터 토마스 투헬 PSG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중도 해임은 레알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다. 레알은 지단에 3년 6개월 계약을 맺으면서 총액 8천만 유로(1천51억 원)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 문제가 얽혀 더 복잡해진 레알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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