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 kt 국내 선수로는 첫 10승을 달성한 배제성 ⓒkt위즈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배제성(23·kt)의 10승에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이강철 kt 감독이다.

이전부터 빠른 공을 던진다는 매력은 있었다. 장신에서 나오는 각이 큰 공은 치기 까다로웠다. 그러나 뭔가가 부족해 중용되지 못했다. 제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고, 변화구가 밋밋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심장'이 약하다는 지적은 단골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달리 봤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생각했다. 현역 시절 대투수였던 이 감독의 마음은, 완성형 선발로 클 수 있는 거대한 재능에 설렜다.

스프링캠프 때 생각할 것이 많았던 이 감독이다. 창단 이후 줄곧 만년 하위권이었던 kt다. 생각할 것이 많았다. 솔직하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얼굴이 환해질 때는, 십중팔구 배제성의 이름이 나올 때였다. 애리조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 중 하나가 배제성이었다. 이 감독은 주위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배제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경쟁을 시킨 이 감독은 시즌 초반 기회가 오자 주저하지 않고 결정을 내렸다. 금민철의 부진, 이대은의 부상으로 로테이션이 비자 곧바로 배제성을 투입했다. 어쩌면 선발로 쓸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나 싶을 정도의 과감함이었다. 결과는 달콤했다. 배제성은 때로는 호투하면서, 때로는 맞으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생애 첫 10승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배제성이 꼭 10승을 달성했으면 좋겠는데…”라고 초조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20일 10승을 거두지 못하면 시즌이 끝나기 전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오늘 10승을 하면 더 이상 등판은 없다”고 못박았다. 내년에도 선발로 뛰어야 할 이 선수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났다.

이 감독의 바람대로 배제성은 20일 시즌 10승을 거뒀다. 그것도 완봉승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 감독의 조언으로 배제성은 강해져 있었다. 시즌 초반보다 제구가 좋아졌고, 패턴은 다양해졌다. 한 두번 못한다고 해서 빠질 것도 아니었다.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배제성이 경기 후 “감독, 코치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입을 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때로는 칭찬, 때로는 따끔한 질책으로 배제성을 조련한 이 감독 또한 경기 후 감격했다. 이 감독은 “배제성의 완봉과 10승 정말 진심으로 축하한다. 배제성을 위해 선배들이 잘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멋진 팀워크를 가진 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5위는 조금 멀어졌지만, kt는 분명한 몇몇 수확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kt가 10승 투수를 얻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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