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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봉주의 현장목소리] 마지막 시즌 준비하는 전태풍 "재밌게 하고 싶어, 팬 위해서"

맹봉주 기자 mbj@spotvnews.co.kr 2019년 09월 23일 월요일

▲ 전태풍은 항상 웃는 얼굴로 팬들을 맞는다.
[스포티비뉴스=마카오, 맹봉주 기자] "좀 마음이 아파. 왜냐하면 팬들에게 못보여줬거든. 너무 미안해 팬들에게.“

전태풍(39, 180cm)은 유쾌한 선수다. 팬이나 농구관계자, 기자들이 먼저 다가가면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재치 있는 언변, 글만 보고도 '음성지원'이 되는 전태풍 특유의 화법은 보너스다.

나이가 들고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농구팬들이 '태풍이 형'이라 부르며 사랑하는 이유다. 그런 전태풍이 마지막 시즌을 맞는다. 전태풍은 오는 10월 5일 개막하는 2019-2020 프로농구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 한다.

전태풍을 마카오에서 만났다. 소속 팀인 서울 SK가 마카오에서 열리는 '2019 동아시아 슈퍼리그 터리픽12'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트가 아닌 벤치에 있다.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7분 43초를 뛴 후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탓이다.

이번 여름에만 벌써 3번째 햄스트링 부상이다. SK 관계자는 "아무래도 나이를 속일 수는 없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누구보다 아쉬워하는 건 전태풍 본인이다. 인터뷰 내내 "미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제 (햄스트링 부상)3번째야. 비시즌에 3번째야. 말도 안 돼 이거. 자신감 완전 떨어졌어. 어떻게 찾을 방법이 없어.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내가 열심히 재활, 다시 운동 강하게 할 거야. 목표는 2주 3주 뒤야. 진짜로. 좀 마음이 아파. 왜냐하면 팬들에게 못보여줬거든. 너무 실패한 거 같아. 너무 미안해 팬들에게. 너무 미안해. 열심히 만들고 강하게 복귀할게. 진짜로.“

조지아공대 출신의 전태풍은 2009년 귀화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전주 KCC에 지명되며 한국 프로농구와 인연을 맺었다. 이미 미국대학시절과 유럽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였다. 한국에 와서도 보통의 국내 가드와는 차원이 다른 개인 기술을 보였다.

전태풍이 보여준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개인기는 당시 농구 팬들에게 충격이었다. 무엇보다 다른 혼혈 및 귀화선수와 달리 최선을 다하는 한국어 인터뷰가 농구팬들을 사로잡았다. 능숙한 한국어는 아니었지만 진심을 전하기에는 충분했다.

▲ 사인 요청하는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전태풍. 마카오에서도 전태풍의 인기는 뜨겁다.
▲ 실력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했다. 하지만 몸 상태가 따라주지 못했다 ⓒ KBL
농구팬들의 인기를 알고 있냐고 전태풍에게 물었다. "그건 좀 알아. 많이는 모르지만 조금"이라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제 1980년생인 그도 나이를 먹었다. 끊임없는 잔부상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100% 은퇴 시즌이야. 계속 아프고 많이 좀 아파. 솔직히 나도 오래 뛰고 싶어. 근데 계속 다치면 마음도 아프고 구단에게도 미안하고. 의미 없는 것 같아. 계속 다치는데 어떻게 뛰어. 재밌게 하고 싶어. 팬 위해서. 솔직히 여기 터리픽12 왔는데 다른 팀 모두 다 별로야. 아무것도 아니야. 근데 나 코트 나가면 아무것도 못해. 햄스트링 때문에. 스스로 마음만 아파."

3시즌만 더 뛰고 은퇴하면 어떠냐는 질문엔 "오마이갓. 그럼 3년 동안 고생해야 돼. 다치고 다시 복귀하고 다치고. 아 좀 힘들어. 솔직히 말하면 힘들어"라고 말했다.

전태풍은 은퇴 후에도 계속 한국에 있는다. 한국에서 어린 선수들을 대상으로 농구교실을 여는 게 그의 인생 2막 목표다.

"(한국엔)계속 있을 거야. 진짜로. 나 길게 생각하면 어린 선수 키우고 싶어. 미국 스타일대로 농구 기술 가르칠 거야. 그 선수가 고등학교, 대학교 올라가면 그때 한국 농구 완전 올라갈 거야. 그런 목표 있어."

끝으로 은퇴 시즌을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전태풍은 다시 한 번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잠깐이나마 멋있는 플레이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너무 팬들에게 잘못한 거 같아. 이제 제대로 마지막 시즌이야. 내게 응원하고 너무 날 좋아하는 팬들에게 멋있는 농구 하고 싶어. 앞으로 부상 없이 즐겁고 재밌게 내 플레이만 하고 싶어. 팬 위해서. 막 멋있게 하고 팬들이 '전태풍형 나왔다. 이게 전태풍형 농구야' 이런 말 듣고 싶어."

스포티비뉴스=마카오,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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