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개월 전만 해도 '파이터 정찬성(사진)' 미래는 어두웠다. 그러나 헤나토 모이카노를 꺾으며 반등 실마리를 마련했고 돌아가는 주변 여건도 그를 도왔다. 커리어 2번째 타이틀전이 눈앞이다. 이제 한 명만 잡으면 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좀비가 부산행 티켓을 끊었다.

부산은 경유지일 확률이 높다. 최종 목적지는 커리어 2번째 타이틀전이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2, 코리안좀비MMA)이 오는 12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65 메인이벤터로 나선다. 상대는 페더급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28, 미국)다.

난적이다. 오르테가는 헤나토 모이카노, 컵 스완슨, 프랭키 에드가를 연이어 눕힌 강자다.

타격과 그라운드에 두루 능하다. 5살 때 무에타이 킥복싱으로 격투 첫발을 뗐다. 13살에는 스스로 주짓수 도장을 찾았다.

구루(Guru) 헤너 그레이시를 만나 바닥 싸움하는 법을 익혔다. 현재 주짓수 블랙벨트다.

서브미션 결정력은 페더급 안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통산 14승 가운데 7승을 상대 탭으로 챙겼다.

2017년에 뛴 2경기가 백미였다. 샛별 모이카노와 전통 강자 스완슨을 잇따라 길로틴 초크로 잡았다. 이때 랭킹과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페더급 대권 구도에 이름을 넣었다. 실력으로 자기 지위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데뷔 첫 쓴잔을 마셨다.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28, 미국)에게 도전했다가 4라운드 닥터 스톱 TKO로 졌다. 연승 수가 '14'에서 멈췄다.

어느 파이터든 연패 늪은 괴롭다. 그간 암만 연승을 쌓았어도 치명적이다. 커리어가 꼬이고 슬럼프 초입에 발 들일 수 있다. 타이틀전까지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정찬성 전 승리는 오르테가에게 단순 1승이 아니다. 절실한 목표다.

▲ 코리안 좀비는 결국 '부산행' 티켓을 끊었다. ⓒ 정찬성 인스타그램
◆ 페더급 전복(顚覆) 꿈꾸는 좀비…다시 기회를 잡다

정찬성-오르테가 전이 성사되면서 UFC 기획이 명확해졌다. 이 경기에 한 주 앞서 치러지는 대회가 UFC 245다. 이 대회 메인이벤터가 흥미롭다.

페더급 챔프 할로웨이와 랭킹 1위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0, 호주)가 나란히 옥타곤에 오른다. 둘은 페더급 타이틀을 걸고 주먹을 맞댄다.

오는 12월 1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다.

UFC는 두 경기 승자를 다음 타이틀전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거의 기정사실이다. 할로웨이vs볼카노프스키, 정찬성vs오르테가 구도에서 살아남은 2인이 챔피언벨트를 놓고 겨룰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정찬성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자기보다 랭킹이 4단계나 높은 오르테가를 이기면 페더급 타이틀전을 요구할 명분을 손에 쥔다.

운이 조금 따랐다. 지난해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26, 멕시코)에게 충격패했을 때만 해도 꿈꾸기 어려웠던 그림이다. 정찬성 스스로가 모이카노를 제압하며 실력으로 명분 축적에 성공한 것도 있지만 돌아가는 상황 역시 많은 도움을 줬다.

무조건 오르테가를 잡아야 한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셋인 정찬성에게는 다시 없을 천금 같은 기회다.

물론 변수는 있다. UFC 245 메인이벤트가 '깔끔하게' 끝나지 않았을 경우다.

할로웨이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든, 볼카노프스키가 대권을 탈환하든 경기 뒤 잡음이 인다면 스텝이 또 꼬일 수 있다. UFC쪽에서 리턴 매치로 찜찜한 뒷말을 소거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당사자도 가능성을 인정했다. 볼카노프스키는 24일 EMG 엑서스와 인터뷰에서 "내 승리를 한치도 의심하지 않는다. 반드시 그 녀석(할로웨이) 벨트를 뺏어올 것이다. 허나 만약 UFC가 재대결을 원하면 언제든 콜이다. 다시 붙겠다. 할로웨이를 두 번 꺾어서라도 내가 세계 최강 페더급 랭커라는 걸 증명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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